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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 긴글

여유자적

by 탁구씨 2016. 1. 31.

 

 

 

나이가 들면 인생이 좀더 풍요롭기를 바래 왔다.
몸과 마음에 부족함이 없어 하고싶은 일을 자유롭게 하며

얼굴에는 연륜이 묻어나고

자신과 이웃에 너그럽고, 베풀고 봉사하며 살수 있기를 희망해 왔다.

 

그러나 그동안 좀더 열심히 살아 오지 못해서인지

욕심에 끝이 없어서 인지 이제는 그 시점이 된 듯도 한데
현실은 아직도 그 자리에 오지 못했음을 느낀다.

부족함이 많고 이루지 못한 것이 많으며 할 일도 많이 남아 있다.
뿐만 아니라 생각했던 것 처럼 너그럽지도 못하다.
쉽게 화를 느끼기도 하고 자신을 책망하기도 한다.

 

사무실로 향하는 이른 아침, 

시간이 이르기에 운전을 천천히 하며 도회 넘어 먼 산을 바라보니

산자락 위로 희끄무레한 여명이 잠깐이지만 문득 생각에 잠기게 한다.

많은 사람들이 참 부지런하게 살아간다.

어떤 목표를 두고서든지 아니더라도 삶에 몰두하는 모습이

그 자체 만으로 부지런히 사는 모습이다.

 

삶의 과정에서는

여러가지 여건 때문이던지 최선을 다 하지 않아

결과가 상대적으로 만족치 못하여 아쉬움이 있을 수도 있고,

어떤 때에는 떳떳하지 못한 모습으로 자괴감을 느끼는 사람도 있겠지만

시간이 지난 후 돌아 보면 모든 것이 그 당시의 상황으로서는

열심히 살아 온 모습이라고 보여진다.

 

나도 비록 아쉬움이 있지만 열심히는 살아 온 것 같다.

단지 처음 기대와는 달리 아직도 그리 여유자적하지 못함이 약간 아쉽다.

그러나 요즘 시대상황이 비록 여유가 있다손 치더라도

그렇게 한가롭게만 산다는 것도 적당치는 못 할 것이다.

사회는 복잡해 지고 수명은 늘어나고, 아쉬움이 아니라

건강이 허락한다면 아직은 여유를 누리기보다가는 좀더 사회에

기여하며 살아가는 것도 괜찮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자연스레 기대했던 여유롭게 즐기고 봉사하며 살자는

그 시점도 순차적으로 늦추어지는 것이 당연하다.

근래의 상황이 아쉬움은 있지만 불만은 없다.

조급하지 말고 불평하지도 말고 현실을 만족하며 살아보자.

오직 매사가 고마울 따름이다.   

<2016년 1월 31일 오전 0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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