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사람이 가는 길
수필 & 긴글 쓰기

게으른 기차여행과 청계산 등산

by 탁구+ 2016. 5. 27.

여행을 하고 싶다.

직접 신경을 써서 운전을 해야 하는 자동차 여행이 아니라

널찍한 공간에

자유롭게 앉아서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가는 게으른 기차여행을 하고 싶다.

 

신문 여행기사 한 면을 무릎에 펼쳐 놓고 창밖을 스치는 풍경을 바라보거나

가벼운 여행 잡지 한 권쯤도 곁에 두고 싶다.

차창 밖으로는 내 일상에서 벗어난 이질적인 여행지의 풍경이 지나간다.

 

들도 있고 산도 있고 강도 있으며

도회를 지날 때에는 빌딩들이, 시골을 지날 때에는 옹기종기 옛 마을이 지나간다.

어느 동네 앞에서 커다란 느티나무 아래 어르신네들이 모여 담소를 하고 있고,

어느 강가에서는 마을 사람들이 어슬렁거린다.

물고기를 잡는 것일까?  다슬기를 잡는 것 일까?

 

손바닥에는 전 여행지에서 주워 온 조약돌이 있다.

특별한 것은 아니다.

그냥 눈에 띄어 주웠는데 자그마한 게 손에 딱 맞아 찬찬히 만지노라면 그 부드럽고 매끈한 느낌에서 그때 그 여행지의 느낌이 살아온다.

 

여행을 하고 싶다.

그것도 지금 같은 여름날에 기차 여행을…….

작열하는 태양아래 힘찬 정열이 있다.


그런데 동행자가 있으면 어떨까?

옆에 나란히 앉아 나지막이 도란도란 얘기를 하거나,

주변 여건이 된다면, 손을 마주치고 깔깔거리며 유쾌하고 천진한 여행을 해보는 것은 또 어떨까?

 

쉬는 날 친구와 청계산 등산을 약속하고

예정 시간에 일찍 도착하여

커다란 느티나무 아래에 앉으니 몇 자 생각이 난다.


여행을 하고 싶다.

(2016. 5. 26)


(전철 청계산 입구 역)

(청계산 밑 정자나무)

(청계산 망경대)

(청계산 매봉)

 (청계산 이수봉)

728x90

'수필 & 긴글 쓰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템플스테이  (0) 2017.08.24
SNS를 탈퇴하며...  (0) 2016.09.25
예순한 번째의 생일  (0) 2016.03.04
여유자적  (0) 2016.01.31
요한 보스코  (0) 2015.09.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