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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 행

소박한 여행이라도..

by 탁구씨 2007. 8. 1.

****<동기회 까페에 올린 글, '휴가나 가자'>

 

날짜도 오늘이면 8월!

신나는 휴가철이기도 합니다.

오늘은 꼭 비라도 쏟아 질듯이 찌푸린 하늘이지만

이제 곧 장마가 끝나고 태양이 따갑게 이글거리면

신나는 휴가철이니 모든 것을 접어놓고 홀가분하게 떠나 봅시다.

 

가족들과도 좋고, 친구들도 좋으며

아니면 조용히 혼자서라도

저 멀리 이글거리며 열기가 올라오는 고속도로를 달리거나 

들길을 걷고 산사를 찾는...

일상을 떠난 목적없는 휴가여행을 떠납시다.

 

아니, 늘 있었던 휴가가 아니라 조금은 특징 있는

자신만의 하고 싶은 일을 해 보는 휴가는 더 좋겠지요.

예를 들면, 누구처럼 고건축과 종가댁만을 찾는 목적으로

자동차나 오토바이, 자전거로 국토를 일주하거나...  

좀더 여유를 부려 가까운 일본 같은 곳의 시골을 돌아보는 것도...

... 이것도 이미 흔한 건가요?

 

저는,

우선은 가족들과 조용하고도 그럴싸한 분위기,

예를 들면 바다가 보이고 산이 있는 설악산의

어느 깨끗한 호텔 같은 곳에서

와인을 곁들인 조금은 고급스런 식사를 하고

바닷소리 들리는 해안이나 소나무 숲길을  떠들며 걸은 후,

광장 한편에 마련된 야외 카페에서

높은 산그늘을 바라보며 호프를 마시는 저녁으로

가족들과의 휴가를 보내고,

 

다음날부터는 혼자의 시간으로

오대산 길고 울울한 소나무 길이나 내소사 전나무 길을 걸은 후,

보성 녹차 밭에서 피어오르는 아침 안개를 바라보며 사진을 한컷 찍고,

 

그 다음, 어느 한적한 시골길을 걸으며 여행객을 만나면 함께 담소하고

주민을 만나면 함께 식사라도 하며 대화를 나누고

그리고 한 이틀 쯤은 백담사 같은 어느 깊은 사찰에 머물며

조용히 자신을 돌아보고 싶습니다.

 

물론 자신을 돌아본다는 것이

머리 아프게 이것저것 깊은 생각을 한다는 것이 아니라

새벽 일찍 일어나 산안개 속 등산을 하고

내려와 절간 마당을 쓸며

식사 후 조용한 명상서적 같은 것을 보다가

태양이 높이 오르면 절간 앞 개울가에 발을 담그고

조용히 흘러가는 구름, 높고 푸른 산을 하염없이 바라 본 다음,

 

오후에는 늘어지게 오수를 즐기고

부근에서 만난 비슷한 사람들과 모여 앉아 대화를 하며

저녁에는 부근 마을로 내려가 깨끗하고도 분위기 좋은 식당을 찾아

향토색이 있으면서도 정갈한 식단의 식사를 하고

후식으로 향기 좋은 커피, 자판기가 아닌 손으로 끓인 커피를 시켜 

느긋이, 참으로 천천히 마신 다음,

 

밖으로 나와 혹시 관광객이라도 만나면 호프라도 한잔씩 돌리며

이것저것 묻지 않고 가벼운 시간을 보내고..

이때 신선한 음악동호회 공연이라도 있으면 금상 첨화.

그리고 늦은 밤 깨끗한 숙소로 돌아와

그간 며칠간의 여행소감이라도 기록한 다음, 깊이 잠 들고,

 

그 다음날에는 푸른 하늘 뭉개구름 속으로 펼쳐지는 고속도로를

한순간은 마음껏 세게, 한순간은 산천구경을 하며 정말 느리게 운전하여

휴가를 끝내고 집으로 돌아오고 싶습니다.

물론 오늘이 8월 1일인데 될는지는 모르지만....(07.08.01)

                                               <아래 사진 퍼옴. 내소사 진입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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