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소2 아버지 아버지 산모랭이 돌아서 오리쯤에 아버지는 논에서 피를 뽑고 나는 천방에서 방아깨비를 잡아 방앗간을 차렸다 방아깨비가 방아를 찧는다 한 마리 두마리 셋 넷 쌀 보리쌀 서 말가옷은 찧고 촐뱅이를 잡고 메떼기도 잡고 그것도 시들해질 때쯤이면 산그늘이 논 중간을 지난다 풀을 뜯던 소가 앞서고 나는 소타래를 쥐고 아버지는 꼴지게를 지고 집으로 향한다 소는 눈을 껌뻑거리며 입을 우물우물 씹으며 꼬리로 모기를 쫓으며 스스로 집을 찾아 제 마구간까지 들어간다 긴 하루 모깃불 피어오르고 멍석 위 아버지 곁에서 꿈속에 든다 파란하늘 은하수가 하얗게 흐른다 2021. 6. 27. 신축년 하얀 소의 해, 이중섭 거리(1/3일 쓰다) 2021년 신축년 하얀 소의 해, 이중섭 거리 평안도에서 태어 난 그가 어찌하여 서귀포 이 먼 곳에 기념 거리를 만들었는가 궁핍과 고독을 은박지에 그리는 천재적인 예술가의 시대적 아픔을 본다 힘차게 숨을 몰아쉬며 달려오는 소의 강력한 희망은 어디에서 왔을까 시대에 굴복하지 않고 어려운 길을 택한 자신의 모습일까 그 향토적 순진과 용기에 경이로움을 느낀다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나 이국의 아름다운 여인을 만났으나 생이별하고 곤궁과 외로움 속에 숨져간 화가를 섬마을에서 애절해한다 오늘 기념 관광거리는 분주하다 (여행을 추억하며. 2021.1.3) 2021. 3. 30.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