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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탁구의 / 시 / 수필 / 사진 / 일상 입니다

행복2

기도하고 싶다 기도하고 싶다 어느 순간 조용히 기도하고 싶어지는 때가 있다 무엇을 위해서도 아닌 그 무엇을 위해 기도하고 싶다 새벽바람 소리에 흔들리는 촛불을 바라보며 한 알 한 알 묵주를 돌리고 싶다 한없는 말을 아무 소리 없이 손가락 끝으로 모으고 싶다 어디선가 새벽 비 내리는 소리가 들리면 그 소리를 따라 마음을 모으고 싶다 사랑을 위하여 이웃을 위하여 평화를 위하여 내 사랑하는 그 무엇을 위하여 인생은 외로우니까 외로움을 위하여 슬프니까 슬픔을 위하여 기도하고 싶다 나를 생각하는 그 무엇을 위하여도 기도하고 싶다 차가운 밤 가로등을 방황하는 가난한 마음을 위하여 기도하고 싶다 처마 밑에 떨어지는 낙숫물 소리를 따라 내 가난한 마음을 조용히 떨어뜨리고 싶다 2023. 2. 22.
사슴의 전설 사슴의 전설 고개를 빼고 빈 정거장에 내려섰을 때, 낮달이 떠 있고 키 큰 소나무 한 그루 서 있다 행성 하나 떨어져 나와 바다 가운데에 멈추어 있고 물고기 조용한 목소리로 얘기를 한다 달빛이 교교히 흐른다고 모두 함께 볼 수는 없을 일 왜 홀로 두리번거리고 가슴에 촛불 하나 태우고 있는가 이 추운 겨울밤 묵은 마음 별에 실어 보내고 차라리 침묵하는 바위가 돼라 바위가 나를 강하게 하리니 하늘에 은하수 흐르고 떨리는 가슴 멈추지 않고 요란한데 이제야 알았으리 외롭지 않으려는 것도 욕심이라는 걸 2020. 9.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