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슴의 전설
고개를 빼고 빈 정거장에
내려섰을 때, 낮달이 떠 있고
키 큰 소나무 한 그루 서 있다
행성 하나 떨어져 나와
바다 가운데에 멈추어 있고
물고기 조용한 목소리로 얘기를 한다
달빛이 교교히 흐른다고
모두 함께 볼 수는 없을 일
왜 홀로 두리번거리고 가슴에
촛불 하나 태우고 있는가
이 추운 겨울밤
묵은 마음 별에 실어 보내고
차라리 침묵하는 바위가 돼라
바위가 나를 강하게 하리니
하늘에 은하수 흐르고
떨리는 가슴 멈추지 않고 요란한데
이제야 알았으리
외롭지 않으려는 것도 욕심이라는 걸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