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탁구의 / 시 / 수필 / 사진 / 일상 입니다

완성4

초연 초연 허공을 울리는 나의 광기를 하늘을 향한 삿대질을 가슴에 잠재우고 고요히 갈 길을 가자 북풍 찬바람이 가슴을 후벼 파고서야 은하수 흐르는 소리를 들었느냐 초승달의 차갑고 고요한 노 젖는 소리를 이제야 보았느냐 북풍이 불어 가슴을 에이더라도 너는 고요히 서 있어야 했다 뿌리 깊은 나무가 바람 탓을 하겠느냐 유유히 온몸으로 받으며 안아 들이지 않더냐 내 영혼의 소리를 들으라 저 깊은 땅속에서 올라오는 흔들림 없는 초연한 침묵이 되어라 나무는 속으로 나이를 먹는다 속으로 단단해져 묵묵히 동구를 지킨다 보이지 않는 뿌리를 땅 속 꿋꿋이 박고서 온 몸으로 세상을 본다 세상이 흔들었다지만 그것은 네가 흔들고 있었던 것이 아니냐 2022. 2. 24.
나의 봄을 기다린다 나의 봄을 기다린다 겨울이구나 차갑고 쓸쓸한 계절은 기다리지 않아도 늘 오는구나 내 기다리는 따뜻한 봄은, 언제 오려는지 언제 따뜻하고 화사한 봄이 찾아오려는지 청마를 타고 환호하며 오려는지 창틀에 귀 대고 서성인 지 오래지만 손 모아 기다린 지 오래지만 계절은 오는 듯 지나가고 내 봄은 성큼 다가와 창문을 힘차게 두드려 주지 않는구나 이제 문밖까지 왔으니 똑똑 노크해다오 주저하지 말고 노크해 다오 두 팔 벌려 환호하며 뛰어 나가련다 늘 창가에 서 있다 2022. 1. 8.
바람 불어 좋은 날 / 낙화(4/3일) 바람 불어 좋은 날 / 낙화 더운 바람을 타고 허공을 날아올라 파르르 공중제비를 한 후 가장 좋은 낙하점을 찾아 살짝 내려앉아야 해 바람의 흐름을 잘 이용하여야 하지 어느 시간대에 꽃부리를 떨치고 바람을 맞느냐가 얼마나 우아한 비행이 되느냐의 관건이야 어느 지점으로 떠날 것인가는 중요하지 않아 교량을 건너 강물로 날아가 흘러가는 것도 달리는 자동차의 날쌘 바람에 한 번 더 날아올라 회전하는 것도 아무런 문제가 아니지 어디에서든 땅의 깊은 포옹을 받고 바다를 만나게 돼있어 그 땅 그 바다로부터 생명을 얻어 격정을 보낸 후 다음 세대에 역할을 홀연히 넘겨주고 회귀하는 거야 아름다운 뒷모습은 찬란한 역할의 무게이지 관조하고 성찰하고 사유하고 이제 때를 맞추어 바람을 타고 팔랑 내려앉는 거야 어떤 것은 깊은 사.. 2021. 4. 18.
후배에게 후배에게 모두가 실패한단다 아무도 하지 못하는 일들이 있지 인생이지 모두 이루었다는 것은 모두가 이루지 못했다는 거지 실패가 성공의 초석이라는 것은 또 다른 실패가 있다는 것이지 이루지 못하는 일을 애써 하는 것이 인생이지 그래서 실패는 아름다운 것이지 인생의 마지막 순간은 아름다운 실패로 완성되지 인생의 완성은 실패의 종착점이지 그리하여 실패는 찬란한 것이지 2021. 2.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