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레2 나비가 되어 나비가 되어 날 지도 않고 아름답지도 않다 고운 노래를 부르지도 않는다 나리는 눈처럼 고요하고 하얀 꿈을 꾼다 빳빳이 고개를 들고 흐르는 강의 소리를 듣는다 비교도 질투도 하지 않는다 이제, 묵묵히 집을 짓는다 뚝딱거림도 없이 적막하게 집을 짓는다 외롭고 긴 기다림 끝에 서러운 꿈 깨는 날 이윽고 찬란한 날개를 펼치며 창공으로 훨훨 날아오르려니 2020. 8. 27. 한 평생 울지 못하는 벌레도 있다 한평생 울지 못하는 벌레도 있다 하얀 하늘로 매미소리 요란하다 짙은 녹음에 빨강 파랑 노랑 오랜 인고에 찾아온 시간 목청껏 울어 제키니 다양도 하다 둥실한 뭉게구름에 키 큰 미루나무가 걸렸다 차르르르 잎을 떨어 산들바람이 함께 협연을 한다 메에엥 짝 찾아 외로움이고 빠른 강에 쓰으랑 그리움이다 외래종은 쨍쨍 쇠 소리가 난다 세상사 각박하니 매미 소리도 악을 쓴다 세월이 그런 것이니, 이제 그만 울지 마라 한평생 울지 못하는 벌레도 있다 2020. 7. 29.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