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불2 달-불 추억 달-불 추억 모두 짚단을 들고 분주히 산봉우리를 오른다 솔가지가 노적처럼 쌓이고 휘영청 솟는 달에 불이 붙는다 인근 마을 봉우리에도 불길이 일어나고 불 연기 함성이 함께 하늘로 솟는다 우리 동네 불이 더 크게 검댕이 된 코 얼굴로 두 손 모아 소망을 빈다 잡귀와 액이 후다닥 달아난다 달이 중천에 오르고 이제 잉걸을 구멍 뚫린 깡통에 담아 빙빙 돌린다 이 마을 저 마을에 혜성이 돈다 궤도 이탈 혜성 하나가 길게 꼬리를 그리며 유성으로 날아간다 옷에도 달구멍이 숭숭 났다 정월 대보름 달-불이다 (달집태우기) (우리 동네에서는 ‘망우리’라고도 불렀다) 2021. 2. 25. 쥐불놀이 추억 쥐불놀이 추억 마을 밖 공터 이곳저곳에서 행성이 돈다 구멍을 숭숭 뚫은 통조림 깡통이 불꽃을 날리며 원을 그린다 오는 해 풍년 들라고 윙윙대며 돈다 달이 산위로 오르고 하나 둘 꼬리를 단 유성이 달 속으로 스러진다 어느 집 나락-가리에 안착하면 큰일 논둑에서 숨 죽여 고개를 내밀던 서 서방이 혼비백산 구멍 속으로 꼬리를 감춘다 (대보름 쥐불놀이) 2021. 2. 23.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