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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탁구의 / 시 / 수필 / 사진 / 일상 입니다

달력3

내가 알지 못하는 계획 내가 알지 못하는 계획 동쪽 창에서 여명을 느끼는 것도 아침에 일어나 화분에 물을 주는 것도 살짝 풍기는 꽃 냄새를 맡는 것도 창을 열고 불어오는 바람에 시린 공기를 마시는 것도 버스를 기다리다가 전철로 바꿔 타는 것도 책상에 앉아 모닝커피를 한 잔 마시는 것도 오후 간식으로 과자 하나를 반으로 쪼개어 따뜻한 홍차와 마시는 것도 컴퓨터를 끄고 사무실 문을 나서는 것도 빌딩의 불들이 꺼지고 가로등이 들어오는 것을 바라보는 것도 빌딩 사이로 초승달이 떠오르는 것도 누군가에게는 신비일 수도 있겠지 내가 알지 못하는 계획이 있는 거지 2021. 1. 25.
새 마음 새 마음 새해 새 달력이 걸리고 새로운 다이어리를 마련했지 까만 줄만이 처진 새 다이어리 우선 멋지게 연락처를 적어 넣고 이제 한 장 한 장 넘어가겠지 가벼운 메모도 중요한 기록도 보다 중요한 것은 형광펜을 긋고 컬러 간지를 붙이겠지 점차 헤지고 낡겠지만 그만큼 많은 이야기가 담기겠지 세상사는 일이 대충이 있겠어 어느덧 기록에 많이 의지하게 되었군 무난하게 채워졌으면 좋겠지 한 해가 지났을 때 흐뭇하게 돌아보며 던져 버릴 수 있는 것들이 담기기를 기대해 본다 (2021.1.1 경축년 새 날에) 2021. 1. 5.
노루 발자국 노루 발자국 산 너머 가는 오솔길 네가 바람과 별과 함께 다니고 들풀이 슬쩍 길을 터 줬지 토끼와 다람쥐 놀고 구름과 달과 새들도 넘나들던 산 따라 난 꼬불꼬불한 길 이제 네가 다니지 않으니 산비탈에 납작 붙어 있던 그 길도 죽어 허공이 되었네 2020. 12.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