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사람이 가는 길
시 & 짧은 글 쓰기

봄 마실을 걷다

by 탁구+ 2025. 3. 27.

 

봄 마실을 걷다

 

1

개나리도 피고 산수유도 피었다

지천이 봄이다

온통 화사함으로 꽃 멀미를 한다

삽으로 화단 한가운데를 판다

깊숙이 판다

숨겨놓은 꽃눈을 발견하기 위해서

지천이 꽃인데 나의 꽃눈은 아직

보이지 않는다

내 사랑의 꽃눈은 어디쯤 있을까

봄볕이 따사롭게 비추인다

햇살 속으로 아지랑이가 피어난다

 

2

지난해에 숨겨 놓은 꿈의 씨앗을

찾기 위해서

흐드러진 봄의 꽃무리 속에

꿈의 꽃망울을 터뜨리기 위해서

저 깊은 곳에서 아직 꿈틀거리는

씨앗을 발견하기 위해서

이 봄 삽으로 화단을 뒤적인다

퍼 올려진 흙더미는 산을 이룬다

내 꿈의 씨앗은 저렇게 크다

 

3

꽃망울이 드디어 터졌다

흐드러진 꽃무리 속에서 인생의

화사한 꽃잎을 발견한다

꽃무리 속에는 나의 꽃도 피고 있다

청춘의 꿈도 인생도 활짝 피어 있다

더 이상 꿈의 삽질을 하지 마라

다시 화단에 꽃씨를 심으려고도

하지 마라

내 머리가 혼미한 것은

그 꽃들의 환상이다, 이미 피어난

꽃무리 속에서 나를 발견한다

 

728x90

'시 & 짧은 글 쓰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튤립  (34) 2025.04.03
행복론  (30) 2025.03.31
봄의 숨결  (0) 2025.03.24
엽아(잎눈)  (42) 2025.03.24
봄이 오는 소리  (2) 2025.03.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