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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tholic & Family

사라지게 될 구산성당

by 탁구씨 2011. 10. 30.

하남시 미사리 부근의 구산성당이 택지개발로 사라지게 된다고 한다.

내가 무척이나 좋아하여 자주 찾던 성당이다.

조용하고 소박한, 그리고 옛스런 모습이 너무나 아름다워 성탄 카드에서나

봄직한 정경이다.

신자가 아니더라도 고요함이 감도는 성당 마당으로 들어서면 절로

경건함을 느끼게 되고 조용히 자신을 돌아 보고픈 느낌을 받는다.

그동안 나는 조용히 보내고 싶은 시간이나 뭔가가 머릿속에서

잘 풀리지 않을 때 이 성당을 찾고는 했다.

시내에서 멀지않은 전원속의 오래된 성당에서 마당을 걷거나

성전에 앉으면 고요속에서 머릿속이 정돈되어 옴을 느낀다.

내가 신앙이 깊지 못한 탓도 있지만 이 분위기로 인한 조용한 묵상이

자신을 찾는데에도, 어려움울 의탁하고 평정을 찾는데에도 도움이 되었다.

  

이러한 성당이 개발에 밀려 사라진다니 무척 아쉬움이 크다.

택지를 해결하는것도 중요하지만 오랜 기간동안 역사적인 사건들을 안고서

우리들의 정신적 지주가 되기도 하고 도움이 되었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다.

얼마전 성당이 철거될 위기라며 철거반대 서명을 받기에

적극적으로 서명을 했었는데 종교적 논리로만 받아 드렸나 보다

나는 종교적 이유보다가는 문화적 가치로서 정신적 공간으로서도 반대 했다.

이 성당은 약 6-70년전에 건축되었으며 가톨릭교계에서는 아주 의미가 깊은 곳이고,

 정경이 너무나 동화적이고 소설적이어서 수많은 드라마, 영화의 촬영장소가 되기도 했다.

주위에서 이러한 장소가 하나 둘 사라질때 너무나 아쉬움이 크다.

개발에 밀려 없어지는 도회의 뒷골목 들, 보존이라는 명분으로 단장되어

관광지화 되어버린 전통마을이나 건축물에서 무한한 아쉬움을 느낀다.

점심시간을 통하여 후딱 다녀 왔지만 그래도 다행이다.

하나 둘 떨어지기 시작하는 단풍과 이미 떨어져 딩구는 낙엽들,

가을햇살 아래 차분한 아름다움과 아쉬움을 함께 느끼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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