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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탁구의 / 시 / 수필 / 사진 / 일상 입니다
Catholic & Family

크리스마스 이브

by 탁구씨 2006. 12. 24.
 

 

ChristMas 이브!!

창너머로 트리를 장식한 불빛이 아름답다.

(우리집은 뒷문을 열면 성당과 교회가 좌우로 보인다.)

애들은 각자 친구를 만나겠다며 밖으로 나가고 집안은 조용하다.

몇달전 좋은 와인을 두병 구해 이브때 먹겠다고 눞혀 놓았는데 

글쎄! 오늘은 둘이서만 마주치고 먹어야 될것 같다.

 

지금도 그럴까?

내 어린시절에는 신자여부를 막론하고 크리스마스는 그냥 즐거운 날이다.

초등학교 시절 첩첩산중에 살때, 교회에는 잘 나가지도 않으면서

캄캄한 시골 마당에 초롱불을 걸어놓고 귀를 기울여 무엇인가를 기대했고

새벽 잠결에 교인들의 새벽순례 찬송소리를 어렴풋이 들었던 기억이 있다.

 

그리고 청년시절에는 번잡한 동성로 거리를 걷거나 영화를 보고

또 그때 주머니사정에 맞는 주점이나 음악다방에서 흥겹게 떠들거나,

어느때는 멀지않는 산으로 여행을 했던 기억도 있다.

요즘에 들어서는 자정미사를 보고 이웃들과 잠시 담소를 나눈 다음,

집으로 들어와 조그만 케익하나에 와인을 한잔씩 하는것이 일상이다.

어쩌면 큰 기대도 준비도 없는 연중행사가 된 듯하여 아쉽다.

                                                            (2006.12.24.20시)

 

                                                                       (사진- 자료사진)

  

     

      겨울 저녁 / 정호승

   나는 아궁이에 불을 지피고
   엄마는 큰 가마솥에 깨를 볶으신다
   아버지 송아지 판 돈 어디서 잃어버리고
   몇 날 며칠 술 드신 이야기 또 하신다
   한 번만 더 들으면 백 번도 더 듣는
   돌아가신 아버지 이야기에
   부지깽이 끝이 발갛게 달아오르는
         겨울 저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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