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청 태종1 남한산성 남한산성 무너진 동장대를 지나 암문을 통과한다 벌봉에 걸터앉아 수 마장 건너 수어장대를 바라본다 눈발이 성성하고 산성이 흔들린다 성 밖 함성에 바위가 구른다 성곽이 좌로 우로 구불구불 갈팡질팡하고 외세는 산성을 포위하고 화포는 수어장대를 겨누고 있다 군주는 행궁에서 수전을 떨고 미약한 중신은 마당에서 손발을 오그리고 백성은 어두운 골방에서 사시나무를 떤다 할 수 있는 일도 걸어볼 희망도 없다 급조된 농민군은 뾰족한 작대기에 의지한 체 성곽 밑에서 추위와 굶주림에 떤다 얼음이 된 주먹밥은 씹히지도 않는다 눈을 삼켜 생명을 부지한다 덮어쓴 거적 사이로 칼바람이 스친다 감각도 얼고 생각도 얼어버린 지 오래다 두고 온 가족과 동료를 생각함도 호사이다 모든 감각이 마비되어 처한 상황조차도 잊어버렸다 구름은 무심히.. 2023. 2. 7. 이전 1 다음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