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딱따구리 건축1 세상의 서러운 것들 세상의 서러운 것들 딱딱딱, 딱따구리가 숲속의 고요를 깬다 제집을 지어 훗날 살아있다는 것에 물려준다 좁은 골목길을 폐지 탑이 흔들흔들 굴러간다 매달려 가는 바싹 여윈 다리에 빵빵대지 마라 건물 모퉁이 동전 몇 닢 든 바구니, 보내는 간절한 눈빛을 애써 피해 가지 마라 개미들이 제 몸보다 큰 먹이에 매달려 힘겹게 당기고 밀며 앞으로 나아간다 코끼리 발로 그들을 방해하지 마라 그들은 혼신을 다하고 있는 거다 한 마리의 사슴도 한 마리의 사자도 그러하다 바다를 향해 날아가는 새들의 울음소리를 탓하지 마라 그들은 그들의 삶을 살고 있다 세상 어떤 것도 방해할 수는 없다 가로수 꼭대기에 달린 까치집 건드리지 마라 그 집은 유연하여 비바람에 순응한다 저항하지 않는다 까치집보다 못한 인간의 집을 생각한다 우크라이나.. 2024. 6. 12. 이전 1 다음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