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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탁구의 / 시 / 수필 / 사진 / 일상 입니다

글쓰기4

글을 쓰다 글을 쓰다 삶이 얼마나 단단한지 되돌아보라 삶이 녹아 배어 있는 글 좋은 글이 써질 때까지 묵상하며 갈고닦으라 글에서 풍기는 인격의 냄새 그 충만함이 느껴지는 글을 쓰라 사람의 향기가 나는 글을 쓰라 보여주기 위한 글을 쓰지 마라 온전한 침묵 속에서 기억되는 글을 쓰라 글 쓰는 방법 따위를 공부하지 마라 비망이나 일기를 남기지 마라 자신에게 쓴 글이 다른 사람에게 읽힌다는 것은 매우 어색하고 유치한 일이다 그래서 글을 쓰지 마라 2021. 10. 22.
시경 詩境 시경 詩境 1 밥 나오는 것도 돈 나오는 것도 아닌데 목적도 없고 이유도 없이 왜 시를 쓴다고 머리를 싸매고 있는지 청도 소싸움에서 무지막지 머리를 들이밀고 씩씩 콧김을 뿜어내는 소 같아 머리에 쥐가 나고 김이 무럭무럭 솟는다 이 먹먹한 마음을 꺼내어 대관령 찬바람을 맞히고 속초 앞 맑은 바닷물에 설렁설렁 흔들어 씻어 낙산사 언덕 청량한 바람에 훌훌 털어 말려 나 볼까 보다 2 예정에도 없던 과욕으로 이제 다시 시를 쓰겠다고 날 밤 세워 눈 통증 팔 통증 찬물로 씻어가며 읽고 쓰고 고치고 근무 중에도 틈틈이 직원들 눈치 보아가며 고치고 또 고치고 그래도 멍한 가슴 차지 않으니 시의 경계가 어디인지 양양 고성 밝은 바닷소리에 눈 청소 귀 청소를 하고 마음 가운데 뿌리박은 욕심도 더러 뽑아 흘려보내 숨통 좀.. 2021. 5. 28.
펜으로 펜으로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쓰다 볼펜 사인펜 붓펜, 만년필도 펜이다 내 알량한 삶을 유지하는 데에 도구를 사용하는 유일한 기술이다 주방의 프라이팬도 목수의 망치도 공장의 뻰찌도 펜이다 천정에도 팬이 돈다 펜이 신나게 움직여야 삶이 살아있다 인기인은 열광하는 팬이 생명이다 팬에 의하여 울고 웃는다 불펜에서는 야구선수가 가슴을 졸인다 펜은 많은 사람의 밥줄이다 그래서 누구에게나 펜의 가치와 무게는 똑 같다 2021. 5. 10.
글을 읽으며 먹먹해지는 때가 있다. 글쓰기 신문 잡지를 보다가 머리가 띵해지고 가슴이 먹먹해지는 순간이 있다 단어 글, 어디서 이 맛깔스럽고 쫀득쫀득한 단어들을 찾아내어 적재적소에 매끄럽게 붙였을까 이미 글이 아니며 살아 있는 생명이 되어 뒷머리를 후려치고 총알처럼 가슴에 와 박힌다 어느 순간 찬탄하며 굴복한다 유치해진다 존경 질투도 못하고 작아지기만 한다 아무나 쓸 수 있을까 단어를 요리하여 글을 상 차리는 작가는 나에게 있어 가장 위대하다 (2019.5.10. 바우일기) 2019. 5.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