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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 행

여름휴가 가는길(8/4)

by 탁구씨 2006. 8. 4.

 

불영계곡을 향하여

 

일상 탈출이다.

이른아침 올림픽대로를 올라서니

아직 시내를 벗어나지도 못했는데 몸과 마음은 새털같이 가볍다.

여행이 주는 느낌이란 이런것이다.

그 말만으로도 가슴이 후련하고 해방감을 주며 생활이 주던 스트레스 따위는

아예 있었던것 같지도 않다.

올림픽 대로의 마지막 고개를 넘어서 고속도로를 들어서니 지대가 높아

펼쳐지는 도로끝과 저 먼산 위로 안개가 피어 오른다. 

어떤곳은 산불연기처럼 진하게 피어 오르는 곳도 있다.

안개가 위로 올라가면 날씨가 좋을 징조다.

장마가 완전히 끝났는지 확실치도 않지만 일단 오늘은 좋은 날씨가 될 것이 분명하다.

 

이번 여행은 사전준비를 많이 하지 않앗다.

사실 여행은 출발하기전 몇일간 준비하는 과정이 가장 즐거운시간이라고도 하는데

이번처럼 국내여행은 그 과정이 부담이 될 수도 있다.

그래서 이번엔 그냥 무조건 출발했다.

당연히 아침식사도 안했고 준비도 없다.

이천휴게소에서 할려고 하다가 오랫만에 고속도로에 올라 그냥 내처 밟다가 보니 지나처 버렸다.

영동고속도로 여주휴게소에 들러 우리 4명은 자기가 먹고 싶은것으로 직접 사기로 하고

각자가 준비하여 한 테이블에 앉았다.

유쾌하게 나누어 먹었는데 이 방법도 번거롭지 않고 꽤 괞찮은것 같다.

 

여주휴게소를 나오니 영동선이 휴가인파로 벌써 밀리기 시작한다.

우리는 급히 중부내륙선으로 바꿔 탔다.  

어쩌면 이 길이 우리가 첫 목적지로 삼고 있는 불영계곡을 가기에는 더 운치있는 길이 될런지도

모르겠다 - 흔히 가장 빠른 길은 중앙고속도로를 이용하여 풍기에서 빠진다.-

중부내륙선을 올라서니 차가 거의 없다. 최고 속도로 밟아 본다.

잠간만에 첫 IC인 감곡에 도착했다.

우리는 여기서 제천 영월 태백 방향으로 가는 38번 국도로 바꿔 탔다.

요즘은 도로사정이 정말 좋아져 어디로 가든 고속도로나 아니면 그에 버금가는 고속국도를

만날수 있다. 

신나게 달리니 곧 영월에 도착했고 38번을 내려 단종유적지인 장릉(내용생략)을 지나 시내를

구경 삼아 통과 한 후 곧(88번도로) 우리가 어릴때 배운 영월 화력 발전소앞도 지났다.

길은 좁아 졌지만 우측으로는 강이 흐르고 멀리는 푸르른 산이 여름 햋빛을 받아 더욱 싱그럽게

보이므로 계곡을 찾는, 아니 시골여행에 대한 운치는 점점 더해 간다.

곧 우측으로 강건너에 유명한 고씨동굴(생략) 나타나고 고씨동굴을 지나 조금 더 진행하면

다시 우측으로 방랑시인 김삿갓의 유적지 방향 이정표가 나타난다.

 

 *-이 길이야 말로 내가 좋아하는 코스다.

조금 가면 바보 온달장군의 우화가 어린 온달성이 있고 여기서 조금 방향을 틀면 

삿갓에 지팡이 하나 집고 천하를 유람하던 방랑시인 김삿갓의 묘소와 유적지가 있으며,

유적지 주차장을 지나 십여분 올라가면 계곡은 점점 깊어지고 산골정취도 더해 간다.

얼마인지 모르게 산과 빼꼼히 보이는 하늘만을 바라보며 거의 비포장에 가까운 도로를

흔들리며 가다가 보면 최초의 미국인 승려가 주지로 있는 '현정사'라는 절이 나타나는데

이절은 그 앉은 자리가 대단하다.

어떻게 이렇게 웅장하고 포근한 터, 뒤로는 높은 산과 암벽이, 앞으로는 계곡과 빼어난

소백산 산봉오리가 자리한 터가 이제까지 남아 있다가 이제야 사찰이 들어서게 되었는지

의구심이 들기도 한다.  역시 땅은 그 임자가 따로 있나 보다.

그 사찰을 옆으로 하고 조금 더 들어가면 정말 이야기 같은 산골 초등학교 남대분교가

나타나고 여기서 잠시 땀을 식힌다음 그 앞에 보이는 엄청난 비포장 고개길로

소백산을 넘으면 영주의 부석사에 도착하게 된다.- *  

 

그러나 김삿갓 진입로의 길은 내가 좋아하는 곳이기에 추억하며 써 본것이며

이야기를 되 돌아가 그 이정표를 옆으로 하고 직진을 계속하니 곧이어 엄청난 고개(원골재)가

나타나고 이를 올라서니 우리는 여기서 눈앞에 펼쳐지는 한 없는 초록바다와 파란 하늘,

둥둥 떠가는 뭉게 구름을 만나게 된다.

우리는 그냥 지날 수가 없어 잠시 차를 받치고 사진도 찍고 차도 마시며 약간의 휴식을 취했다.

한여름 햋빛은 따가왔지만 산 정상의 공기는 상쾌하고 바람은 시원 하기만 하다.

잠시 휴식후 고개를 넘어서니 드디어 춘양목으로 유명한 춘양면 소재지에 도착 했다.

이곳에서 밀집모자를 하나씩 산 다음 울진방향으로 턴하여(36번도로) 반시간여를 달렸다.

연이어 좌우측으로 기암절벽과 잘 조림된 춘양목 군락들이 나타나며

우측편 도로 아래에는풍부한 수량에 맑기가 푸른 기운이 도는 계곡물이 암반 위로 흐른다.

드디어 울진 불영계곡의 시작이다.   (2006. 8.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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