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일 같은 날, 문득 교외를 짧은 시간에 훌쩍 다녀오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그러나 평소 생각해 놓은 곳이 없다면 막상 나가려고 할 때 어디로 가야할지 마땅한 곳을 찾기가 쉽지 않다. 인터넷을 검색해보기도 하고 적당한 곳을 기억을 해 보려고 애써 보기도 하는데 여러 가지로 점점 막막하다.
거리, 시간, 운전, 산책, 식사, 이것저것 검토하다가 보면 겨우 생각해 낸 곳으로 출발하려고 해도 어느덧 시간이 너무 흘러 자동차가 밀릴 수도 있고 기회를 포기하게 된다.
이때 나는 훌쩍 떠나는 곳이 몇 곳 있다. 그중에서 오늘은 양평군 옥천면 일대를 생각해 본다. 양평군 옥천면은 잠실에서 50여분, 이제는 많이 알려진 양수리 두물머리에서 15분정도의 거리이다. 6번 국도를 타고 양수리를 지나고 국수리를 지난다. 중앙선 아신역을 좌측으로 보면서 조금 더 진행하면 좌측에 옥천면으로 들어가는 갈래 길이 나온다.
이 마을이 옥천냉면으로 유명한 옥천면 소재지이다. 소재지를 통과하면 37번 도로 마유산로와 만난다.
여기서 부터가 내가 자주 이용하는 서울 근교의 훌쩍 떠나는 드라이브, 산책 코스이다. 어느 곳이나 서울 잠실에서 한 시간 이내의 거리로 교외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는 곳이다. 편의상 이 지점에서부터 3개 코스로 나누어 본다.
1. 중미산, 유명산 방향
먼저 37번도로 마유산로를 따라 좌회전하면 중미산과 유명산을 지나 청평으로 가는 고개 길이다. 이 길이 드라이브 코스로는 괜찮다. 적당한 경사의 꼬불꼬불한 고갯길이 약간의 긴장감을 가지게 한다. 좌, 우에는 시설 좋은 국립중미산자연휴양림과 유명산자연휴양림이 전개된다. 적당한 곳에 주차를 하고 곳곳의 휴양림시설이나 숲속을 산책하면 향긋한 숲 냄새가 코끝을 스치며 머리가 충분히 맑아지는 것을 느낄 수가 있다. 중미산휴양림이나 유명산휴양림에는 유료 주차장이 있다.
2. 용천리 설매재 방향
앞의 37번 도로 마유산로를 만나는 지점에서 37번 도로를 교량 밑으로 가로 질러 직진하면 용천리이다. 용천리 일대는 일찍 전원주택단지가 개발되어 마치 유럽의 알프스나 북유럽의 어느 산간 마을을 방불케 하는 분위기이다. 초입의 전원주택들이나 곳곳에 산재한 멋진 카페를 지나면 설매재 아름다운 고갯길의 멋진 드라이브 코스를 오르게 된다. 고갯길을 오르는 중간에 설매재자연휴양림(사설)이 있다. 설매재를 오르는 코스 역시 꼬불꼬불하고 약간 가팔라 긴장감을 느끼게 한다. 적당한 곳에 주차를 하고 설매재자연휴양림이나 설매재 정상 유명산등산로 부근의 산림을 한 두어 시간 산책을 해 볼 수가 있어서 상쾌한 곳이다.
3. 사나사 방향
앞의 37번 도로 교차지점에서 용천리를 500여 미터 직진하여 좌측의 용천리편의점 앞에서 용천 2, 3리 방향으로 교량을 건너 우회전한다. 사나사 방향으로 아직은 개발이 덜된 시골 마을이 나타난다. 이 마을을 약 2km 지나면 한산한 사나사 주차장이다.
이곳에 주차를 하고 한적한 계곡 도로를 따라 두런두런 이야기를 하며 걷는 산책로가 멋지다. 도로 옆으로 계곡물이 흐르고 양편으로 막아서는 울창한 산림이 소풍을 온 듯하다. 산새들과 산바람이 동행한다. 봄에는 온통 들꽃이 마음을 들뜨게도 한다. 주차장에서 사나사까지는 약 2km 정도로 가볍게 걷기에 딱 좋다. 사나사는 신라 경명왕 때 창건된 오래된 사찰로 임진왜란 때에는 의병들이 주둔하기도 한 유서 깊은 사찰이다.
4. 중미산 유명산과 설매재와 사나사 코스
시간 여유에 따라 앞의 세 코스를 선택적으로, 혹은 모두를 선택한다. 어느 곳이나 가벼운 고갯길의 드라이브와 적당한 곳에 주차하고 산길을 산책할 수 있는 곳이다. 부근에 식당이나 카페들도 많으며 유명한 사설 식물원 등도 있다.
오늘의 코스는 서울 잠실을 기점으로 머무는 시간에 따라 다르겠지만 짧게는 한두 시간 많게는 데 여섯 시간정도에 기분 전환을 할 수 있는 곳으로 아무런 준비 없이 가볍게 불쑥 다녀올 수 있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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