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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 짧은글

풍기역 2

by 탁구씨 2021. 7. 18.

풍기역의 옛 증기기관 급수탑과 증기관차(인터넷 사진)

 

 

풍기역 2

 

소백산 아래 풍기역

인삼 장꾼들이 떠나고

유적이 된 급수탑이 인삼 광고를 안고 있고

증기 기관차가 달리지 못하고 멈추어 있다

 

풍기역도 떠나고 싶다

하늘 아래 세평(3평) 승부역을 거쳐

아침 해를 기다리는 정동진을 만나고 싶다

정동진을 만나 얼싸안고 소나무 숲을 달리고

붉은 해와 손잡고 바다에 풍덩 빠지고 싶다

설악의 울산바위를 황금빛으로 오르고

바다를 커다란 날개로 장엄하게 날고 싶다

떠나고 싶은 자는 떠나게 하라

녹슨 철길로 무용담을 전하고 싶다

 

풍기역은 오늘도 제자리를 지키고 있다

가끔은 모든 것으로부터 떠나고 싶지만

역시 돌아오고야 말 일,

그냥 목을 길게 빼고 약속 없는 무엇을 기다린다

 

 

풍기역(인터넷 사진)
현재의 풍기역사(인터넷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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