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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 짧은글

오랜된 나무의 전설

by 탁구씨 2015. 6. 23.

나무의 침묵을 가지고 싶다. 

집앞에는 커다란 나무와 무성한 숲이 있다.

아름답고 조용한 오솔길도 있다.

얼마나 많은 이야기들을 간직하고 있을까?

보고 들은 얼마나 많은 사실들을 비밀로 가지고

묵묵히 침묵하고 있을까?

 땅속 깊숙히 뿌리를 내리고

많은 비밀들을 안으로 간직한체, 호들갑 떨지않고

빙그레 웃음짓고 있는 나무의 침묵을 가지고 싶다.

 변덕부리지 않고 후회하지 않으며

분노, 질투, 시기, 좌절, 허세, 걱정... 일상의 구차한

모습들을 돌아보아도 

부끄러워 하지 않는 달관을 가지고 싶다.

흔들리지 않는 나무의 전설.

오랜 세월 이야기를 쌓아 전설을 만들며

여유있고도 강하게 버티어 왔지

그래, 너 침묵하는 나무여!

그대는 처음과 끝을 알고 있으며 잘못을 안으로

담고도 언제나 내색하지 않으며 부끄러워 하지도 않고

때가 되면 태연히 돌아올 수도 있는 지혜도 가지고 있지

나무의 전설이여! 그대의 태연함에 경외를 보낸다.

그대의 침묵에서 성숙을, 지성을, 인내와 진실을 배운다.

흔들리지 않는 삶을, 언제나 회귀할 수 지혜를

그대의 침묵에서 배운다. 

그래! 갈길은 가야하고 돌아올 길은 돌아와야 한다. 

어제 낮에 걸으며 찍어두었던 집앞의 오솔길을

일잔 한 늦은 밤, 휘청휘청 걸으며 넘치는 생각들을 

횡한 머리로 정리한다. (2015. 6. 23일 밤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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