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울타리1 울타리 울타리 아버지가 풋나무를 지고 와 울타리를 세우던 날 산에 사는 하늘도 따라오고 접동새도 따라와 살구나무 위에 앉았다 새 울타리에는 풋풋한 하늘 냄새가 나고 울타리를 바라보는 아버지의 얼굴에서는 풀냄새가 흐뭇하다 지게에는 산딸기가 출렁거리고 별들도 참 많이 따라와 마당이 그득하다 외양간 지붕에는 박꽃이 하얗게 피고 담 밑에는 달맞이꽃이 노랗다 아버지가 풋나무로 모깃불을 피우면 울타리를 넘어가는 푸른 초대 멍석 위 별들이 둥글게 모여 앉고 아이는 꿈속에 둥근 박을 안는다 아버지에게서는 늘 든든한 울타리 냄새가 난다 (8월 어느 여름날) 2022. 10. 20. 이전 1 다음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