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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탁구의 / 시 / 수필 / 사진 / 일상 입니다

불알친구3

도토리 키 재기 3 (도토리 키 재기 2 그 후) 도토리 키 재기 3 (도토리 키 재기 2 그 후) 이제 이야기가 걸지 않다 유쾌하게 던지는 농담 속에도 조심스러움이 배어 있고 쌓인 연륜만큼이나 논리도 배려도 늘어났다 그냥 걸판지게 떠들어 대던 시간은 지난 세월 속에 슬쩍 흘려보내고 약간의 아쉬움과 약간의 자랑과 약간의 기원이 조심스럽게 묻어난다 막걸리 잔도 쉬이 줄어들지 않는다 늘어나는 것은 자식 이야기와 고집일 뿐 비록 매일 만나지 못함이 아쉽기는 해도 그래서 뒤질세라 다투어 떠들기는 해도 이제는 이렇게 움츠려 들고 갈무리하는 도토리들이다 (2022. 8. 4) 2022. 8. 13.
도토리 키 재기 2 도토리 키 재기 2 오랜만에 만나 밑도 끝도 없는 이야기를 구수한 해물 파전과 막걸리 잔에 담아 걸판지게 마시니 소리는 자꾸만 높아지고 영업시간 끝났다고 쫓겨나 슈퍼에서 한 병 더 사들고 동네 놀이터로 이어지는 이야기를 계속 붙들고 피우지도 않던 담배를 몰래 화장실 뒤에서 피우던 까까머리 그때처럼 어느 구멍가게 옆에서 연거푸 두 대를 피우고 버스를 기다리는 그 시간까지 아까워 버스정류장으로 옮겨 해도 해도 끝나지 않는 도토리 얘기들 늦은 밤 막차에 쫓겨 겨우 버스에 오른다 (220802) 2022. 8. 11.
도토리 키 재기 1 도토리 키 재기 1 불알친구가 모여 술 한 잔에 소리가 커지는데 한 열흘 먼저 태어난 녀석이 수시로 형 이랍신다 오뉴월 하루 볕이 무섭다나 역으로 먼저 처 보기도 하지만 억지이고 이 녀석의 주장이 한 술 더 뜨는데 옆집에 서너 달 늦게 태어난 친구에게 집에가서 백일 떡을 얻어먹었다고 주장한다 질기고 단수가 높다 그 친구가 상황 역전을 위해 쪼맨한 놈이라고 비토 하지만 태어난 날짜는 분명하니 둘러칠 합리적 방법이 키 밖에 더 있었겠는가 그런데 그 녀석들의 키가 기껏 해야 일 이 센티 밖에 나지 않으니 오뉴월 하루 볕이 무섭다든가 백일 떡을 얻어먹었다는 것이나 쪼맨한 놈이라고 되받아 치는 것이나 곁에서 빙그레 웃고만 있는 것이나 맘도 수준도 고기서 고기 불알만큼이나 도토리 키 재기이고 소리는 점점 더 높아만.. 2022. 2.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