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단축 근무1 여름날의 연휴 여름날의 연휴 태양이 화덕처럼 이글거리고 마당에 말리는 고추 빨갛게 굽히고 적막의 포로가 되어 고독에 떨고 있을 때 멀리 지친 매미의 울음도 가뭄 같아 적막에는 인색하다 선선한 바람 부는 언덕 위 나무 그늘에 우두커니 앉은 바위 하늘 동동 떠가는 구름 아래 주먹만 한 얼음 알갱이로 한줄기 때리고 싶다 대포 수산시장 구석에 멀거니 앉았다가 왁자한 장꾼에 밀려 좌판의 생선으로 어름에 저며지고 시퍼렇게 날 선 칼 날 아래 오싹하게 오그라들고 가끔 차가운 얼음 한 바가지씩 덮어쓰다 설악산 울산바위에 걸터앉아 하얗게 부서지는 동해 파도의 머리를 안고 회오리치는 작은 낚시 배 되었다가 남극 대양의 넓고 깊은 바다를 헤엄치는 한 마리의 혹등고래가 되다 올 전화도 갈 전화도 없는 애꿎은 전화기만 들었다가 놓았다가 무료.. 2022. 8. 22. 이전 1 다음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