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종이 울렸네
푸른 청년들이 곧게 자란
나무를 깎아 힘찬 깃대를 세운다
초가지붕이 슬레이트로 바뀌고
헐벗었던 산야에 아카시아 향기가 아름답다
높은 들 천수답 관정에서
누런 물줄기가 마른 논의 목을 적신다
단옷날 총각들이 볏짚을 꼬아
마을 앞 느티나무에 그네를 매고
처녀들의 웃음이 하늘을 난다
이른 아침 아이들로 골목이 환하고
느티나무 동산에 꽃밭이 앙증맞다
남정네들이 마을길을 고치고
아낙네들이 커다란 막걸리동이 와
호박전 광주리를 이고 종종걸음을 친다
그 뒤를 누렁이가 덩달아 뛴다
한 사네가 어느 마을회관에
걸린 새마을 정신 액자를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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