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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 짧은글

소리

by 탁구씨 2023. 1. 27.

소리


수년 전 어려운 때가 있었지
자존심만으로 시간을 떨구고 있던 때
아이 학업을 거의 마치도록 전업주부이던 그가
부랴부랴 다시 직장으로 나갔어
뚝 가슴에서 강물이 멈추는 소리를 들었지

어느 날 후진주차 중에 남의 차를 받았어
벼락에 천둥소리가 나고 당황했어
해결보다 피하고 싶은 마음이 앞섰지 치졸했지
그는 나의 당황에 월급이 든 지갑을 통체
잃어버렸어 별들의 세상이 있는지 궁금했어

세상은 그렇게 차갑지만은 않아
지갑을 습득한 이는 돌려주려 주소지로 까지
찾아 갔다가 파출소에 맡겼어
따뜻한 이슬 내리고 동토 속에서도 꿈틀거리는
새싹의 움트는 소리를 들었지

세상은 겨울에서 봄 같은 곳이야
보이지 않은 곳에도 서로에의 따스함이 흐르지
꽃피고 구름 두둥실할 수만 있겠어
낙화에 비 오고 눈보라 치는 순간도 있겠거늘
어찌 항상 고운 소리만 들을 수 있으랴


* 십 수 년 전 오래된 이야기

한강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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