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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탁구의 / 시 / 수필 / 사진 / 일상 입니다
시 & 짧은글

떡국

by 탁구씨 2023. 1. 21.
봄을 기다리며


떡국


어머니는 머리에 이고
나는 어깨에 메고
논둑길을 따라 걷는 길에
바둑이가 깡충깡충 앞장을 선다

재 너머 떡 방앗간에서
가래떡을 뽑는다
기다란 물줄기 같은 가래떡을
싹둑 싹둑 자른다

모락모락 김이 오르고
꼴깍 침 넘어가는 소리
마지막 한 토막 뭉텅 잘라 주었다
방앗간에 온 것은 이 재미

싸락눈이 나리고
뒤꼍 감나무에 까치가
반갑게 울고 오늘은 까치설날
내일은 우리 설날

목 빼고 삼촌 오시는
동구를 바라보고
마당에서 바둑이가 덩달아
닭들의 꽁무니를 쫓는다

지금 고요한 밤에 들리는
또각또각
어머니 곱게 떡국 써시는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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