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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 산

봄 유혹 관악산(3/19일)

by 탁구씨 2006. 3. 20.

 

봄날은 벌써부터 유혹이 심하다.

어제 까지만 해도 오늘은 야구중계나 보고 친구도 좀 만나며 집에서 여유있는 시간을

보낼 계획 이엇는데 늦은 아침식사을 끝내고 베란다 창가에 서니, 

발아래 잔디밭과 산수유 나무에는 연녹기운이 돌고 목련나무에는 꽃망울이 제법 굵게

달려 있으며 봄햇살이 찬란하리 만큼 흩 뿌려지고 있다.

야구중계를 보고 친구들을 만나기까지는 기다리는 시간이 아깝다.

 

우선 라디오로 듣고 중요장면은 뉴스에서 보며 친구는 갔다와서 만나자.

되는대로 짐을꾸려 관악산으로 갔다.

관악산은 지난주에도 갔던 곳인데 다른곳으로 코스를 잡아보려고 했지만

늦은시간 교통사정등을 고려할때 그래도 이 산만큼 좋은 곳은 없다.

오늘은 사당역을 내려 관음사를 들리지 않고 곧장 능선을 타고 올랐다.

야구탓에 등산객은 많이 줄었고 중간 중간 환호성이 터져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중계를 볼걸 잘못왔나 하는 아쉬움도 있지만 경기가 생각처럼 풀리지 않는것 같아

아쉬움은 조금 덜하다. 

 

어떤땐 내가 과연 야구의 명문, 그것도 전국 재패의 삼관왕을 하던시절의 그 고교

동기생이 맞는가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오늘 경기에서 지긴 하였지만 이번 WBC는 정말 시원한 경기들이었다. 

한번씩 할때는 놀라운 힘을 발휘하는 우리의 저력을 보는것 같다.

쉽게 달아오르는 만큼 쉽게 식고,흩어지고,비판하고,포기하는 면도 있지만....

 

마당바위에서 내려다 보는 서울 시내 조망은 볼수록 대단하다. 관악구 일대와

멀리 한강, 남산까지도 보인다.

과일등을 먹으며 휴식을 취한다음 능선을 타고 계속 진행, 바로 연주대 바위을 넘를까

하다가 오늘 컨디션상 같파른 암릉이 자신이 없어 좌측으로 우회하여 연주암으로 갔다.

마침 공양시간 막바지라 식당에서는 급식이 한참이었지만 우린 가지고간 김밥과

뜨거운 물, 그리고 커피로 점심을 먹었다.

그리고 남향으로 자리한 넓다란 툇마루 기둥에 기대어 지그시 먼산을 바라보며

여유를 부렸다.   

 

때마침 친구들이 한곳에 모여 있다고 빨리 내려 오라고 한다.

반가움에 서둘러 과천 방향으로 내려와 과천역에서 전철을 타고 모인 장소로 갔다.

내려오는 도중 친구의 전화가 신경이 쓰인다.

인생은 살아가는 과정의 진실성, 그 자체가 중요하다는 내 생각에 혼란이 온다.

보이지 않는것 보다 보이는 것도 상당히 중요하다는 생각도 든다.

어쨌든 무슨일이든 이제보다는 좀더 열심히 해야 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

모임 장소에 도착하자 본의 아니게 술을 좀 과하게 했나 보다.

이것 저것 여러가지로 조금 자제 했어야 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좀더 생각의 폭이 넓었어야 하는데..................

 

늦게까지 취하고 깨고 했나 부다.  머리가 몹시 아프다.

문득, 오늘 아침 미사에서 신부님이 강론하신 [잠언] 한귀절이  '그냥'  생각난다.

  

  저에게는 당신께 간청할 일이 두 가지 있습니다.

  그것을 제 생전에 이루어 주십시오.

                허황한 거짓말을 하지 않게 해 주십시오.

                가난하게도, 부유하게도 마십시오.

                먹고 살 만큼만 주십시오.

                             배부른 김에, "님이 다 뭐냐"고 하며, 배은망덕하지 않게,

                             너무 가난한 탓에 도둑질하여

                             님의 이름에 욕을 돌리지 않게 해 주십시오.         [잠언 30]

                                                                                       (2006. 3.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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