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있는 것은 뿌리가 있다
삼복더위에 산을 오른다
태양이 직선으로 내려 쪼이고
하늘 높은 곳으로 나무들이 울울이 서 있다
나무 사이로 하늘이, 구름이 서 있고
폭포도 빗줄기도 바다에 파도도 일어선다
나도 땀을 줄줄이 흘리며 대지를 딛고
한발 한발 산을 밟아 올린다
모든 살아있는 것은 서 있다
바람이 넘어진 나무에 걸터앉는다
울울이 서 있다가 이제 쉼의 여유를 갖는다
뿌리가 드러나고,
모든 서 있는 것에는 뿌리가 있다
산도 폭포도 빗줄기도 파도도 뿌리가 있고
뿌리는 존재의 근원이다
뿌리에서 태어나고 뿌리로 지탱하며
뿌리는 많은 것을 내어준다
나도 나를 지탱해 준
뿌리가 있다는 것을 이제는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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