넉넉한 파초
방학하여 집에 가는 날
일 년 추수 끝난
노적가리가 마당에 쌓여 있고
아버지는 소죽을 끓이신다
인사를 하는 둥 마는 둥
그냥 방으로 들어간다
아버지는 아무 말씀도 없이
흐뭇하게 미소만 지으셨지만
이미 오래전부터 동네 입구를
바라보고 계셨겠지
언제나 너그러우셨지
넉넉한 가을 들판 같으신 아버지
오늘 익어가는 들녘을 서성이며
바람 소리를 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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넉넉한 파초
방학하여 집에 가는 날
일 년 추수 끝난
노적가리가 마당에 쌓여 있고
아버지는 소죽을 끓이신다
인사를 하는 둥 마는 둥
그냥 방으로 들어간다
아버지는 아무 말씀도 없이
흐뭇하게 미소만 지으셨지만
이미 오래전부터 동네 입구를
바라보고 계셨겠지
언제나 너그러우셨지
넉넉한 가을 들판 같으신 아버지
오늘 익어가는 들녘을 서성이며
바람 소리를 듣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