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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 짧은 글 쓰기

독 설(5/8)

by 탁구+ 2021. 6. 19.

 

독 설

 

이런 개똥같은 일

바람이 머리를 풀어헤치고

나뭇가지를 제 멋대로 흔든다

저 요망스러운 흔들거림 조소

괴성을 들어보라

 

삭풍이 나뭇가지에 걸려

광기로 날리는 쓰레기 같은

저 잔망스러운 손사래를 보라

아랑곳없이 흩날리는 추한

얼굴의 진눈깨비를 보라

 

요지경이다 뚫린 구멍이라고

멋대로 쏟아내는 바람의 소리

요사스러운 바람의 입술을 보라

저 강을 건너온 미친

짐승의 짖음을 들어보라

 

멋대로 흔든 그만큼의 운명은

거부하지 못하리라

죗값 받기를 빌지는 않겠으나

결코 용서를 바라지는 않으리

하늘의 심판이 있으리니

 

(2021. 5. 8. 13시경, 회의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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