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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 짧은글

호랭이 담배 필 때

by 탁구씨 2021. 6. 18.

 

 

 

호랭이 담배 필 때

 

지나가던 번듯한 고물상이

개를 팔라고 하는데

일반 가격의 두 배 반을 준단다

지난번에도 그 지난번에도 그랬는데

돈을 주고받은 후

또 덤으로 깨진 개 밥그릇을

달라고 한다,

깨진 개 밥그릇은 푸른빛이 도는

오래된 사기그릇으로

깨진 그릇도 돈을 벌어준다는 것은 안다

 

지나가던 번듯한 상인이

돌 더미를 팔라고 하는데

생각도 못한 큰 금액을 준단다

벌이 없는 날 돌멩이라도 주워 와서

돌 더미가 울 너머에서도 보인다

지난번에도 그 지난번에도 그랬는데

섭섭해서 한 개만 남기기로 하고

돈을 주고받은 후,

쇠똥 묻은 노란 돌을 내렸다

똥 묻은 돌도 돈을 벌어준다는 것은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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