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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 행

한강에서 자전거 타기

by 탁구씨 2009. 6. 16.

                                                                         <한강 둔치의 잔디밭>

꽤 오래전부터 시간을 제대로 내어

자전거를 타고 한강 고수부지를 끝에서 끝까지 달려 봐야 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몇 년전에 몇 번 잠실에서 출발하여 여의도, 그리고 그 하구 행주 가까이 까지도

갔었지만 그후 오랫동안 잊어버리고 있었는데 최근 자전거에 대한 열풍이 불면서

다시 시간을 내어야 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몇번 휴일에 상류 암사동 방향으로는 갔었지만 하류쪽으로는 꽤 오랫만입니다.

상류의 변화 추이를 보면 하류도 굉장히 많이 바뀌었을 텐데 궁굼함이 큽니다.

                                                               <한강 반포지구 서래섬공원 유채밭>

일찍 아파트를 나와 성내천을 타고 한강으로 온 다음, 암사동까지 갔다가 다시

하류로 갈 예정이었으나 코스가 너무 길것 같아 도중에 하류로 방향을 돌렸습니다.

오랫 동안 한강 가까이에 살았지만 정말 한강은 우리의 보배입니다.

가슴이 트이고 그 후련함은 말로 표현하기 어렵습니다. 내게 있어서 한강 가까이에

살지 않았다면 몇번인가 질식을 하였을 것입니다.

잠실지역은 변화가 별로 없습니다. 사진은 찍지 않았습니다. 자주 오는곳이기도 하고

달리던 자전거를 멈추어야 하며, 또 약간 멋적기도 해서입니다. 

청담대교 밑 탄천 합류지점에는 아직도 오염된 악취가 심하게 납니다. 그래도

낚시꾼들은 여전히 앉아 있더군요.

                                                       <잠실에서 아이파크 방향으로 찰칵>

요즘 자전거에 대한 정책적 배려 때문인지 자전거 인파가 눈에띄게 많이

늘었습니다. 다른것은 접어두고 이런 행정은 정말 잘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교통 환승 문제도 그렇구요. 난 환승을 해볼 때마다 이런 시스템이 어떻게 가능해진

것인지 신통하기 조차 합니다.

자전거 정책도 자리를 잡게될 것이고 이것 또한 저로서는 대 환영입니다.

청담동을 지나면서 자전거 도로가 조금 정비되었 더군요. 올림픽 대로의 경사면을

조금 다듬고 전체적으로 친 자연적인 느낌이 들면서도 깨끗해진 것 같습니다.   

전에 어수선 하던 공사장도 말끔이 치워졌고요.   

                                                <잠실 종합운동장 뒤 인라인 스케이트장 부근>   

강 건너 옥수,한남동지역의 정자가있는 응봉산과 주택단지가 매우 아름답습니다.

압구정동 지역을 들어서면서 한강 고수부지는 더욱 잘 정돈 되어 있더군요.

주차장과 자전거 도로, 산책로를 분리하여 자전거와 사람들이 질서있게 달리거나

걸을수 있고, 운동장과 수목원, 잔디밭, 여가시설이 조형미를 갗춰 정말 잘 가꾸어

져 있습니다. 식당등 수상레져 시설도 깨끗하게 보이고요.

잔디밭에서는 가족단위로 공놀이를 하는 사람들도 보이고, 밴취에 앉아 데이트를

하는 사람, 이젠 꽤 높이 올라온 상당히 따거운 햇살 아래에서도 열심히 달리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이곳부터 반포까지는 정말 깨끗하고 제가 본, 외국 어떤 강변과 비교해도 빠지지 않을

것 같습니다. 유용성도 아름다움도 사람들의 여유로운 모습도요.

자전거는 계속 달립니다. 한시간 반정도는 지난것 같군요. 등과 온몸에는 땀이

주루룩 흘러 내리고, 머리에는 힘이들어 잉소리가 나는듯하며, 다리와 엉덩이는

심한 통증을 느낍니다. 특히 허벅지와 장단지는근육이 파열될것 같습니다.

그래도 기분은 좋군요. 힘들다는 생각보다가는 잉잉거리는 머리에도 씩씩거리며

가벼운 미소가 나올 정도 입니다.

사실 힘드는 순간은 일부러 힘드라고 페달을 밟아서이지 자전거타기에 무리란

별로 없지요. 한남대교 밑에서 물만 한모금 마시고 반포 서래섬 공원에서 처음

쉬었습니다. 서래섬 공원은 참 아름다운 곳입니다. 한강 삼각주를 이용하여 섬처럼

만든 공원이고 거기에 자연스레 생태적인 공원을 꾸몄으니 아름다울수 밖에 없지요.  

                                                                               <한남대교 밑에서>

서래섬 공원 보리밭은 이제 추수를 앞두고 있더군요.

보리 꼬투리가 실한게 올 보리농사는 풍년인것 같습니다.

잠시나마 어릴적 생각을 하며 보리밭을 거닐다가 마침 유채밭도 있기에 들어갔습니다.

발에 밟히는 흙길의 감촉이 참 좋더군요. 자연스레 경사면을 곡선을 그리며 나있는

길이 아름답기도 하고요.

조금 넓었으면 한없이 걷고 싶은 길, 요즘 사람들이 좋아하는 뭐 길 씨리즈에 한번 

나올것도 같은 아름다운 길입니다.

                                                                              <서래섬 보리밭>

 반포에서 땀을 조금 식히고 여의도를 향해 달립니다.

동작대교쯤 왔나요. 두시간 정도를 달려 왔으니 또 돌아갈 길도 두시간이군요.

잠시 짬을 내어 왔으니 아쉬워도 오늘은 여기에서 턴하여야 겠습니다.

다음에는 정말 암사동에서 행주까지 왕복을 하여야 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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