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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 짧은글

시월 마지막 휴일에 1

by 탁구씨 2022. 11. 1.

설악산(22.10.17)


시월 마지막 휴일에 1

 

 

일렁이는 가을이 곱다

단풍 깊은 휴일에 오랫동안 리모컨과 씨름을 하다

아득한 추억 같은 계절인가

다시 흐릿한 눈길로 화면을  본다

무료함이 아니라 외로움이 몰린다

 

침묵에 갇힌 공간, 고독의 파도가 밀물처럼 껴안는다

전화도 갈 곳도 마땅치 않다

온통 바다 가운데의 섬이다

우리가 밖으로 나가지 않으면 무엇을 할 수 있으랴

무력감으로 멍한 허공에 매몰되다

 

앙상하게 바람맞을 나목 한 그루

멀어지고 잊히는 것에 대한 혼자라는 외로움이다

떨어지는 낙엽에 대한 두려움이다

추억을 되씹으며, 남아서 팔랑이는 잎 하나 애틋하다

 

나무늘보는 한참 뜸을 들여 한 발씩을 떼지만

수년을 걸려서도 떼지 못하는 사람도 있다

 

비선대 가는 길
설악산 비선대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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