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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람이 가는 길 (구, 탁구의 블로그 바우상상)
수필 & 긴글 쓰기

조금 지루한 어느 휴일

by 탁구+ 2013. 5. 28.

늦은 봄비인지, 이른 여름비인지가 하루 종일 내리는 날입니다.

오늘이 나는 휴무일입니다.

제가 근무하는 단체에서 나름 대로는 책임자이지만 월요일과 목요일을 휴무로 정하고 쉬기로 했습니다.

본부에서 주 40시간제(주 5일제)를 지키라고 성화이기 때문에 쉬기 싫어도 쉬어야 합니다.

그래도 나는 사무실을 잠시 둘러보고 왔습니다. 몸에 밴 습관 같은 것인지도 모릅니다.

30년이상 직장 생활을 해왔지만 완벽하지 않으면 쉬기가 부담 스럽습니다.

 

늦게 일어나 산이라도 갈까 했지만 비가 내리고 몸도 요즘은 옛날 만큼 가볍지 못하여 다시 침대에 누웠습니다.

한참을 누워있다가 좀이 쑤셔 사무실이라도 둘러 보야야겠기에 나갔다가.

그때 막 내 친한 친구로 부터 모처럼 점심이라도 같이 하자는 전화가 왔습니다.

하지만 오늘은 아내도 집에 있는 날이기에 식사를 함께 할까하여 나가지 못했습니다.

그 친구도 오늘은 생각이 많은 날일 것인데 고맙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했습니다.

외식을 할려다가 어영 부영 시간을 놓처(?) 집에서 식사를 하였습니다.

그리고 소파에서 비스듬히 졸고, 졸고를 반복하다가 보니 어느덧 늦은 오후였습니다

아내는 쇼핑을 갔는지 아무도 없습니다.

쉬는 날 집에만 있는 것이 아까워 다시 은행도 가고 동네 가게에도 들리며 시간을 보내다가

늦게 들어와 책상에 앉았습니다.

 

책은 보기 싫고 카톡으로 무심코 문자 멧세지를 날렸더니만 생각지않게 한 친구로 부터

종로로 나오라는 연락이 왔습니다. 퇴근 후 빈대떡에 막걸리 한잔을 하자는 것이 었습니다.

오랜 공직을 고위직으로 마무리 하고 유명 로펌에서 잘 나가는 친구였습니다.

종로로 나가기에는 시간도 마음의 준비도 부족 합니다.

다시 책상에 앉아 컴퓨터를 뒤적이다가 아들 놈 기사를 읽고 조금은 대견하여 카피를 떠서 카페에 올렸습니다.

밖이 와자지껄 하고 강아지가 요란 스럽게 짓더니 아내와 아이가 들어왔습니다.

6월에 조금 시간을 길게 내어 자전거와 도보로 일본 간사이 지방을 돌기로 계획을 세웠더니

그에 적합한 옷들을 사가지고 들어 온 것입니다.

본의 아니게 패션 쇼를 한번 하게 되었습니다.

 

저녁 먹으라는 성화에 식탁에 앉아 며칠전 어디서 보내 온 와인이 있어 한잔 했습니다.

그리고 그 몇잔의 감흥을 이기지 못하여 다시 컴퓨터에 앉아 이 글을 쓰고 있습니다.

창밖으로 빗소리가 아직 여전 합니다.

깊어 가는 밤이 조금은 을씨연 스럽습니다.

친구들!

우리모두 아직은 욕망도 있고 고민도 있고 걱정거리도 있지만 -물론 돌아보면 흐믓함도 있겠지만-

이제는 한발짝 물러서서 관망하는 자세가 필요한 것도 같습니다.

물론 벌써 포기하라는 말은 아니지요. 욕심에 싸여 고민하는 생이 되어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입니다

물론 이런 생각을 하는 자신이 아직 고민이 많고 욕심을 버리지 못하였다는 증거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억지로 자신을 다스리는 추한 모습같기도 합니다.

 

진부한 이야기 이지요...

하지만 어떻게 하겠습니까?  현실은 우리를 구 세대로 밀어 내고 있고 그에 맞서기에는 우리의

지식도 용기도 부족함을 인정 해야만 합니다. 무엇보다가도 시간이 부족 합니다.

주변이 소란 스럽습니다. 그리고 나의 기분도 여기까지입니다.

그만 마무리하고 다시 생각나면 쓰겠습니다. 모두 행복한 밤이 되시기 바랍니다.

아참!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우리 자신의 행복입니다.

여기에 대해서는 생각해 본 것이 많이 있습니다 언제 한번 써보고 또 이야기 해보고 싶습니다.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