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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일상

가을이 간다2

by 탁구씨 2009. 11. 16.

 가을이 간다.

아침 출근길은 유달리 바람이 차갑게 느껴지더니 이렇게 하여 가을은 갔나 보다.

미쳐 느껴볼 여가도 없이 그 싱그럽고 무성 하던 여름을 한순간에 떨쳐 버리고

할일을 다했다는 듯 초연히 낙엽을 떨구며 갈길을 가는가 보다.

따거운 여름을 노래하고 비바람을 감내하며 지나온 시간, 아쉬워 한다면야 한량없지만

많은 이야기들을 내면으로 품은채 또다른 시간을 위하여 조용히 침묵으로 들어가나 보다. 

 

 

 

 

 

 

 

 

 

 은행에서 볼 일을 보고 나오는 데 인근 아파트 옆 도로가 낙엽으로 덮혔다.

부랴 부랴 디카를 챙겨 다시나가 몇컷 찍는다.(2009.11.16)

 

    낙엽                                                             레미 드 구르몽(1858~1915)

    시몽, 나무 잎새 떨어진 숲으로 가자.
    낙엽은 이끼와 돌과 오솔길을 덮고 있다.

    시몽,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낙엽 빛깔은 정답고 모양은 쓸쓸하다.
    낙엽은 버림받고 땅위에 흩어져 있다.

    시몽,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발자국 소리가.

    해질 무렵 낙엽 모양은 쓸쓸하다.
    바람에 흩어지며 낙엽은 상냥히 외친다.

    시몽,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발자국 소리가.

    발로 밟으면 낙엽은 영혼처럼 운다.
    낙엽은 날개 소리와 여자의 옷자락 소리를 낸다.

    시몽,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발자국 소리가.
    가까이 오라, 우리도 언젠가는 낙엽이려니가까이 오라,
    밤이 깊어가고 바람이 분다.
    시몽,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발자국 소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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