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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탁구의 / 시 / 수필 / 사진 / 일상 입니다

풍기역3

풍기역 1 풍기역 1 소백산 아래 풍기역 길게 목을 빼는 산모롱이를 완행열차가 들어온다 강릉 묵호 승부의 바다와 높은 산을 지나 영원한 두 줄기 선로가 다정하게 마주 보며 탄광 먼지를 이고 비릿한 바다 냄새를 안고 백두대간에 힘을 쏟으며 달려와 보따리를 쏟아 놓는다 다시 풍기 인삼의 애환을 도회의 소망과 기대로 바꾸며 소백산의 긴 산 그림자를 돌아 터널을 지나고 산과 들과 강과 나지막이 엎드린 마을을 지나 도회로 도회로 올라간다 풍기역 기차는 바쁘지 않다 힘들어하지도 않는다 하늘 아래 세평(3평) 승부역 간이역에 땀을 다 흘려도 묵묵히 움직인다 산촌의 애환과 소망을 모두 전하고 다시 누군가의 삶을 싣고 청량리를 떠나 기적을 울리며 철썩이는 파도의 고향 바다로 돌아간다 하늘만 보이는 풍기역에서 넓은 세상을 본다 (1.. 2018. 5. 25.
중앙선 열차 중앙선 열차 청량리에서 꿈을 가득 채운 중앙선 완행열차는 기적을 울리며 덜커덕 덜커덕 원주 제천을 지나고 영주에 도착 기관차를 교체한 후 영동선 강릉행 열차가 된다 풍기에서 물을 마시고 봉화 번천 석포 높은 오르막을 땀 흘리며 올라 산촌에 도회를 전한다 하늘 세평 승부역에서 산채 장꾼이 내리고 철암 도계 묵호의 탄광촌과 양회 공장을 지나면 설악산과 바다만 남는다 강릉역에서 숨을 돌린 후 건어물과 석탄과 양회를 싫고 정동진 바닷가에서 해맞이를 한 후 주춤주춤 길을 떠난다 시간은 가는 것이고 열차는 달려야만 한다 (1990년을 추억하며) 2018. 5. 24.
풍기역 상행선 풍기역 상행선 소백산 아래 풍기역 역전에 인삼 장꾼이 분주하다 동쪽 산으로부터 벋어 나와 길게 모가지를 빼고 있노라면 산모롱이를 굽이돌아 철커덕 거리며 기차가 들어온다 스르르 밀려 들어와 동해의 고기 비린내를 내려놓고 풍기의 인삼 냄새를 실은 후 서쪽 산 그림자 뒤로 사라진다 산으로 들로 도회로 사람들 속으로 들어가고 다시 뱃고동 소리 들리는 항구로 달려간다 (1990년대를 생각하며) 2018. 5.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