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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탁구의 / 시 / 수필 / 사진 / 일상 입니다

정년2

몇 살까지 일 할 수 있을까 몇 살까지 일 할 수 있을까 별 빛이 차갑게 푸르고 플라타너스 잎이 바스락 거리는 날 중년을 넘어가는 동갑내기가 강가 버스 선술집에 동승하여 소주잔으로 투합했다 외환위기가 막 지나가고 있는 때 우리가 언제까지 일 할 수 있을까 막 자영업에 뛰어들어 섬유업을 하는 P대표는 자조 섞인 말로 어렵겠지만 몇 년 만 더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유수기업에 다니는 K과장은 하루가 살얼음판이라 운신이 겁난다고 했다 대기업이긴 하지만 경기에 직격탄을 맞을 T과장은 아무런 생각조차 없는 듯하다 홍합 국물은 뜨끈하지만 어둠 속으로 강은 적막하게 흐르고 소주는 쓰기만 하다 시대의 고뇌만이 공간을 꽉 채우고 그들은 오육년 더 할 수 있다는 것도 희망적인 기대라고 했다 강가의 인적도 점차 잦아들고 그들만이 남아 낡은 버스를 지킨다.. 2022. 11. 16.
제 2막 제 2막 누가 떠나는 발걸음이 아쉽지 않으리 묵묵히 흐르는 물에 발을 씻고 돌아서는 모습은 자랑스럽고 아름다울 것 그래서 노을은 저렇게 불타며 환송하리 누구에게 떠오르는 별이 찬란하지 않으리 별을 바라보며 희망을 이야기하는 것은 그 시작과 설렘이 아름다울 것 그래서 은하수 저렇게 흐르며 환영하리 물드는 노을에 아쉬움을 느끼는 사람은 사랑하고 있는 사람이며 별빛에 가슴 설렘이 없는 사람은 더 아프고 지독히 외로운 사람일 것이라 돌아서는 하늘 초연히 접어두고 강물 부드럽게 흐르며 풀무 아름답게 움직여야 하리 물불 다 태우고 저절로 흐르게 하여야 하리 2020. 8.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