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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 탁구의 블로그 바우상상 / 김탁기

우크라이나3

세상의 서러운 것들 세상의 서러운 것들 딱딱딱, 딱따구리가 숲속의 고요를 깬다 제집을 지어 훗날 살아있다는 것에 물려준다 좁은 골목길을 폐지 탑이 흔들흔들 굴러간다 매달려 가는 바싹 여윈 다리에 빵빵대지 마라 건물 모퉁이 동전 몇 닢 든 바구니, 보내는 간절한 눈빛을 애써 피해 가지 마라 개미들이 제 몸보다 큰 먹이에 매달려 힘겹게 당기고 밀며 앞으로 나아간다 코끼리 발로 그들을 방해하지 마라 그들은 혼신을 다하고 있는 거다 한 마리의 사슴도 한 마리의 사자도 그러하다 바다를 향해 날아가는 새들의 울음소리를 탓하지 마라 그들은 그들의 삶을 살고 있다 세상 어떤 것도 방해할 수는 없다 가로수 꼭대기에 달린 까치집 건드리지 마라 그 집은 유연하여 비바람에 순응한다 저항하지 않는다 까치집보다 못한 인간의 집을 생각한다 우크라이나.. 2024. 6. 12.
기도하고 싶다 기도하고 싶다 어느 순간 조용히 기도하고 싶어지는 때가 있다 무엇을 위해서도 아닌 그 무엇을 위해 기도하고 싶다 새벽바람 소리에 흔들리는 촛불을 바라보며 한 알 한 알 묵주를 돌리고 싶다 한없는 말을 아무 소리 없이 손가락 끝으로 모으고 싶다 어디선가 새벽 비 내리는 소리가 들리면 그 소리를 따라 마음을 모으고 싶다 사랑을 위하여 이웃을 위하여 평화를 위하여 내 사랑하는 그 무엇을 위하여 인생은 외로우니까 외로움을 위하여 슬프니까 슬픔을 위하여 기도하고 싶다 나를 생각하는 그 무엇을 위하여도 기도하고 싶다 차가운 밤 가로등을 방황하는 가난한 마음을 위하여 기도하고 싶다 처마 밑에 떨어지는 낙숫물 소리를 따라 내 가난한 마음을 조용히 떨어뜨리고 싶다 2023. 2. 22.
기도하고 싶다 기도하고 싶다 어느 순간 조용히 기도하고 싶어지는 때가 있다 무엇을 위해서도 아닌 그 무엇을 위해 기도하고 싶다 새벽바람소리에 흔들리는 촛불을 바라보며 한 알 한 알 묵주를 돌리고 싶다 한없는 말을 아무 소리 없이 손가락 끝으로 모으고 싶다 어디선가 새벽 비 나리는 소리가 들리면 그 소리를 따라 마음을 모으고 싶다 사랑을 위하여 이웃을 위하여 평화를 위하여 내 사랑하는 그 무엇을 위하여 인생은 외로우니까 외로움을 위하여 슬프니까 슬픔을 위하여 기도하고 싶다 나를 생각하는 그 무엇을 위하여도 기도하고 싶다 차가운 밤 가로등을 방황하는 가난한 마음을 위하여 기도하고 싶다 처마 밑에 떨어지는 낙숫물 소리를 따라 내 가난한 마음을 조용히 떨어뜨리고 싶다 2022. 2.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