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3 매미 매미 아침부터 햇살이 따갑게 달아오르고 매미소리 요란하다 수년간의 애벌레를 거쳐 성충이 되었다가 겨우 잠깐 울다 가는 삶이 아쉬워 그간 인고의 세월이 아쉬워 목청껏 울어대고 있나 부다 2021. 8. 4. 내가 알지 못하는 계획 내가 알지 못하는 계획 동쪽 창에서 여명을 느끼는 것도 아침에 일어나 화분에 물을 주는 것도 살짝 풍기는 꽃 냄새를 맡는 것도 창을 열고 불어오는 바람에 시린 공기를 마시는 것도 버스를 기다리다가 전철로 바꿔 타는 것도 책상에 앉아 모닝커피를 한 잔 마시는 것도 오후 간식으로 과자 하나를 반으로 쪼개어 따뜻한 홍차와 마시는 것도 컴퓨터를 끄고 사무실 문을 나서는 것도 빌딩의 불들이 꺼지고 가로등이 들어오는 것을 바라보는 것도 빌딩 사이로 초승달이 떠오르는 것도 누군가에게는 신비일 수도 있겠지 내가 알지 못하는 계획이 있는 거지 2021. 1. 25. 노루 발자국 노루 발자국 산 너머 가는 오솔길 네가 바람과 별과 함께 다니고 들풀이 슬쩍 길을 터 줬지 토끼와 다람쥐 놀고 구름과 달과 새들도 넘나들던 산 따라 난 꼬불꼬불한 길 이제 네가 다니지 않으니 산비탈에 납작 붙어 있던 그 길도 죽어 허공이 되었네 2020. 12. 21.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