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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탁구의 / 시 / 수필 / 사진 / 일상 입니다

누에2

누에 누에 단지 작은 벌레에 불과했습니다 아름다운 노래를 부를 수도 빨리 달릴 수도 화려하게 보일 수도 없습니다 스스로를 잘 알고 있기에 비교하거나 질투를 하지도 않습니다 돌아보면 모두가 폴짝이며 뛰고 날아다니는데 자신만이 엉거주춤 기어가는 나약한 존재로 저마다 자기의 색깔로 신나게 노래를 부르는데 소리는커녕 숨도 제대로 쉬지 못하는 자신을 발견하기도 합니다 화가 나기도 하고 좌절하여 잠적하고 싶은 충동을 느끼기도 하겠지요 오래지 않은 훗날 벌레는 천천히 집을 짓고 인내하다가 이윽고 찬란한 날개를 펼치며 나비가 되어 창공으로 훨훨 날아오릅니다 화사한 집을 남기고서 일희일비하는 것이 인생이니 묵묵히 인내하며 주어진 일에 몰두하다가 보면 찬란한 햇살이 비추이고 결실을 만끽하며 높이 날아오르게 되지요 슬럼프는 도약.. 2022. 9. 26.
나비가 되어 나비가 되어 날 지도 않고 아름답지도 않다 고운 노래를 부르지도 않는다 나리는 눈처럼 고요하고 하얀 꿈을 꾼다 빳빳이 고개를 들고 흐르는 강의 소리를 듣는다 비교도 질투도 하지 않는다 이제, 묵묵히 집을 짓는다 뚝딱거림도 없이 적막하게 집을 짓는다 외롭고 긴 기다림 끝에 서러운 꿈 깨는 날 이윽고 찬란한 날개를 펼치며 창공으로 훨훨 날아오르려니 2020. 8.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