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곁눈질
걷고 있는 발 앞에
비둘기 한 마리가
아랑곳없이 뒤뚱뒤뚱 두리번두리번
제 할 짓 다하며 걸어간다.
연신 땅바닥을 쪼기도 하고
눈은 옆으로 달렸는데 앞에 달린 부리로
무엇이 보이기는 할까
수레가 길 가운데를
방향도 없이 흔들흔들 흔들거리며
굴러간다
언덕 넘어온 전봇대처럼 쭉 뻗어 가다가
이쪽저쪽으로 비틀거리기도 하며
잦은 헛발질로
낭패를 보기도 한다
삶의 길목에서
눈 찡끗 감고 걸어가야 하는 것은
비둘기만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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