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하지 않는 것도 있다
직장 생활 초년 시절
내가 근무한 곳은 용인캠퍼스였다
깊은 골짜기를 따라
캠퍼스가 길게 전개되고
근무할 사무실은
인문대학 아래 숲속 건물이었지
내가 서울로 돌아오고
많은 캠퍼스 건물들이 들어서며
그 건물은 당연히
철거되었으리라 생각했지
하지만 있었어
그대로 변경 없이 블록조 그대로
첨단 건물들 사이에
조금의 위축됨도 없이
그 자리에 당당히 있었어
창틈으로 들여다보니
창고로 쓰고 있었네
사무실 분위기는 아니지만
구조도 분위기도 변화는 없었어
수십 년의 세월을 견뎌 온
자연 환경 속의 블록조 가건물
나의 흔적도 그대로 남아
직장 초년생으로 데려다 주었지
내가 임시로 기거하던
아래 마을의 집은 어떻게 되었을까
블록 건물 그것도 그대로 있었어
주인의 아들이 중년이 되어
살고 있었어
시간의 흐름은 장대하여
변하지 않는 것은 없다고 생각했는데
변하지 않은 것도 많았어
변한 것은 변했다고 생각하는
우리의 마음이야
그래 변하지 않는 것도 있어
(2025. 05.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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