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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 짧은글

추사 김정희 고택을 찾아

by 탁구씨 2022. 6. 12.

예산 추사 김정희 고택

 

 

추사 김정희 고택을 찾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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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여름의 햇빛이 찬란하다 이제 온 대지를 풍성한 녹음으로 품을 것이다 충남 예산 신암면에 소재한 추사 김정희의 고택은 1700년대 중반 영조의 부마로 추사의 증조부인 김한신에 의하여 건립되었다 53칸 규모의 대갓집으로 사랑채와 안채 사당채로 되어 있다 사랑채는 ㄱ자 형이며 안채는 ㅁ자 형으로 사랑채에는 대갓집에 흔히 있는 누마루가 없고 안채도 비교적 아담하여 권위적이거나 위압적이지 않고 소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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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사는 이 집에서 태어나(1786년) 8세까지 자랐으며 한때 정쟁에 휘말려 제주도 유배 중일 때 '추사체'가 탄생하게 된다 고택에는 추사의 친필 편액들이 많은데 사랑방 문 위에 있는  '竹爐之室 죽로지실'은 예서체로 독특한 미를 가지고 있으며 '차를 끓이는 죽로가 있는 방이란 뜻'으로 주변에 은은한 차향을 그득하게 풍기는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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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둥마다 추사의 글씨로 된 주련들이 있지만  ‘大烹豆腐瓜薑菜  高會夫妻兒女孫 대팽두부과강채 고회부처아녀손'  ' 가장 좋은 반찬은 두부 오이 생강 나물이고 가장 훌륭한 모임은 부부 아들딸 손자의 모임이다' 라는 글은 참된 즐거움은 좋은 음식이나 거창한 모임에 있는 것이 아니라 소박하고 진실된 소소한 곳에 있음을 이야기하여 인상이 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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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사 고택을 나와 언덕을 오르면 추사의 집안 원찰인 화엄사가 있으며 고택에는 없는 누마루가 있어 고택의 손님을 접빈하고 사색하는 자리였음을 알 수 있다 화엄사 뒤 병풍바위에는 '天築古先生宅'   '詩境'등의 추사 글씨의 암각이 있다 또한 주변에는 관련 묘역과 추사가 청나라에서 가져왔다는 백송白松이 자라고 있다

 

 

竹爐之室 죽로지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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