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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tholic & Family

파이팅 김 기자!

by 탁구씨 2013. 9. 4.

파이팅! 김 기자!
김 기자가 항상 시간이 없어서 이야기는 못하고 마침 내가 조금 조용한 시간이라 몇 자 적어 본다.
특별한 사안은 아니니 그냥 참고하기 바란다.
며칠 전 내가 평소 잘 알고 지내는 前 중앙일보 기자였다는 어르신이 이야기를 좀 하자고 하셨다. 나는 이제까지 이분이 신문 기자였었는지 몰랐다. 연세가 많으시고 평소 그간에 살아 온 이야기들을 조그만 책자로 자비 출판하여 돌리고는 하시던 분이다.
우리 동네에서는 나름대로 존경을 받는 분이며 일부러 나를 생각해서 조언을 해주시는 것 같으니 성의도 고맙고 참고를 해볼 정도는 될 것 같다.

우선 이분은 나의 아들이 신문사 경제부 기자라는 데에 축하를 해주었고, 수십 년을 신문사에 근무했던 사람으로서 그간의 변화과정을 회고하며 몇 가지 충고를 해주었다. 그 전날 누군가가 김 기자가 메이져급 일간신문 기자라는 이야기를 했었는데 하루 동안 생각을 하다가 찾아오신 것 같다. 일반적인 잡다한 회고담은 제쳐두고 염려된다는 몇 가지를 적어본다.

물론 대부분은 우리가 다 아는 이야기이다.
먼저 종이신문의 미래에 대한 취약점을 이야기했다. 신문을 읽는 독자는 계속 줄어들고 그 영역은 점점 더 방송과 인터넷, sns로 이동할 것이며 뉴스 등의 기사는 인터넷 통신사가 대행하게 될 것이라는 것이다. 즉 이것은 신문의 입지가 그만큼 좁아지고 이는 신문사의 경영을 어렵게 만들게 되리라는 것이다. 각종 이벤트와 광고로 영위하는 신문사의 생리로 봤을 때 그 시장은 인터넷과 방송 그리고 각종 그 유사매체로 이동하게 될 것이고 자칫, 앞으로 신문 기자는 경영을 위해서 광고모집을 위한 기사를 쓸 수밖에 없게 될 수도 있고 이는 예전의 사이비기자들의 모습을 닮아가게 될지도 모른다는 우회적인 표현을 하셨다.

다음에 현재의 몸 담고 있는 신문에 대한 이야기이다.
이는 내가 알고 있는 사실과는 상당히 다른 부분이 있다. 아마 김 기자도 동의하지 않을 것이다. 독자들이 보는특정신문에 대한 시각이 그리 곱지만은 않다는 것이다. 중도정론지라고 하지만 어정쩡한 부분이 많고 오히려 비평 보다가는 개혁적 언론에 가깝고 옛 명성과는 달리 독자들이 관심을 가질만한 읽을거리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이는 신입기자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니지만 앞으로 개선해야할 과제인 것 같다. 또한 사주가 비도덕적이었고, 기자들의 성향이 이번 노사분규 때문인지 운동권화 되고 보편적인 독자들과는 반 정서적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는 사실이라면 상당히 중요하다. 기자는 정치인이나 사상가가 아니며 이런 부분은 자칫 여러 가지 힘의 공격 표적이 될 수 있다. 잘못하면 경영부실과 함께 여러 가지 빌미로 희생양이 될 수도 있다.(내 생각으로도 현 정부 하에서는 상당히 좋지 않은 방향이다. 중요하다.)

다음으로 잘못하면 기자라는 직업이 나름대로 상당히 매력이 있는 직업이어서 자신들 만이 갖는 독선과 자만에 빠질 수 있고 이는 인생에 도움을 주지 못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젊었을 때에는 명분도 있고 의협심도 있어서 잘 모르지만 시간이 지나고 나면 기자 한 둘이 사회를 바꿀 수는 없으며 그들이 견제의 수단이 될 수 있었는지 모르지만 그 정도는 사회라는 조직체가 만들어 가는 흐름에 편승하는 것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예전에는 기자가 정말 제4의 권력이라는 힘과 명예를 가지고 있었지만 요즘에는 좋은 신랑 후보로서도 턱걸이를 하게 된다는 것이다. 항상 매너리즘에 빠지지 않도록 자신을 돌아보는 습관이 필요할 것 같다.

이러한 이야기들에 기죽을 필요는 없다. 그분도 조심스럽게, 그러나 염려하는 측면에서 솔직하게 이야기해주었으며 위 내용 중 상당부분은 내가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부분도 있고 또 그 분만의 생각일 수도 있다. 이야기처럼 아직도 신문기자는 세인들에게 있어서 힘을 가진 지식인의 상징중 하나이며 누구도 등한시 하지 않는다.
그분 이야기의 결론은 아직도 나이가 있고 기자가 된 능력도 있으니 너무 한 곳으로 고집하거나 염려하지 말고 인생을 좀 더 풍요롭게 할 수 있는 다른 방법과 길은 없는지 여러 가지로 고려를 해보는 것도 좋지 않겠느냐는 신문사를 잘 아는 대선배로서, 나를 잘 아는 사회의 원로로서 숙고 끝의 충고였다. 물론 기자가 나쁘다는 이야기는 아니었다. 절대 쉽게 흔들리지는 마라.

여기까지는 한 연세 많으신 어르신의 염려라고 해두자. 나는 정말로 우리 김기자가 자랑스럽다. 확실한 소신을 가지고 있는 모습도, 열심히 책을 보는 습관도, 사회와 동료 친구 등 타인을 배려하는 모습도, 아버지로서는 흐뭇하기 그지없다. 김기자는 내가 말이 많고 욕심이 많다고 생각할 런지는 모르지만 그것은 아버지니까 그런 것이고, 나는 김기자의 판단은 무조건 지지하고 있다는 것을 잊지 마라. 김 기자가 최고이니 여러 가지 이야기들은 참고는 하되 소신껏 나아가기 바란다. 인생 역시 승리는 결승점에 서 봐야 안다. 아버지가 본 결승점에서의 승자는 항상 소신껏 판단하여 끝까지 외길로 꿋꿋이 걸어 온 사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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