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부지2 새벽별 새벽별 가족이 다 모이는 명절날 허술한 시골집 사랑방에서 언제나 문풍지 흔들리는 문가에 모로 누워 주무시던 아버지 바닥도 차고 외풍도 셌지 기어이 방 가운데 따뜻한 곳은 우리에게 내어주시고 늘 계시던 자리라 편하다고 하시던 아버지 그리고 훗날 어머니 이른 새벽 봉창이 훤하고 방바닥이 다시 따스해 오면 이미 군불을 지피고 계셨지 이제야 나도 나의 새벽별이 있다는 것을 안다 2022. 2. 28. 넉넉한 파초 넉넉한 파초 방학하여 집에 가는 날 일 년 추수 끝난 노적가리가 마당에 쌓여 있고 아버지는 소죽을 끓이신다 인사를 하는 둥 마는 둥 그냥 방으로 들어간다 아버지는 아무 말씀도 없이 흐뭇하게 미소만 지으셨지만 이미 오래전부터 동네 입구를 바라보고 계셨겠지 언제나 너그러우셨지 넉넉한 가을 들판 같으신 아버지 오늘 익어가는 들녘을 서성이며 바람 소리를 듣는다 2021. 8. 15.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