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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 산

북한산 대동문 코스(2004.4.25)

by 탁구씨 2005. 5. 25.

등산 코스 : 화개사-칼봉-보국문-북한산 성곽-대동문-독립 유공선열묘역-4.19 기념공원.

 

 이번주의 등산은 북한산으로 결정했다. 특별히 무슨 이유가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성당에서 새벽 미사를 마치고 들어와 깜박 잠이 들었다가 문득 그 산으로 가고 싶은 충동을 느꼈기 때문이다. 그충동은 20여 년 전 내가 서울에서 처음 전셋집을 구할 때 지리를 몰라 사무실 앞을 지나는 84번 버스를 탄 것이 화개사 앞 종점에 도착하게 됐고 난 거기서 셋집을 구했었다. 
 그래서 오늘 그때 가끔 다니던 코스를 올라 보기로 했다. 집에서 아홉 시 반에 출발, 전철로 수유역까지 가서 84번 버스를 갈아타고 화개사 앞에 내린 다음 옛 전셋집 부근을 멀리서 더듬어 보며 산을 올랐다. 화개사를 지나 산 초입에 들어서자 낯익은 등산로가 나타났다. 20여년전에 오르던 코스지만 별반 변한 것이 없었으며 동행한 아내는 "산천은 의구한데 사람은 옛 모습이 아니네!"라는 말을 하여 잠시지만 깊은 생각을 갖게 했다. 

  화개사 옆 등산로로 30여 분을 오르자 정릉에서 올라오는 등산객들을 만났다. 그들과 우리는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30여 분을 올랐고 드디어 첫 번째 전망대가 나타났다. 동북쪽으로 향한 넓은 바위는 북한산의 특징을 한눈에 보게 하여준다. 쳐다보는 정상으로는 만경봉, 백운대, 인수봉 등의 형용할 수 없는 기암이 보이고 그로부터 능선이 완만하게 벋어내려 연록의 평원이 눈을 시원하게 하며 펼쳐진다. 그 아래로 도봉구, 노원구 의정부 일부가 한눈에 전개되고 그 건너편에는 수락산과 불 함 산 이 마주한다. 여기에서 난 "간다고 삼각산아…." 라든가 "삼각산을 바라보며…." 등의 옛글들의 짧은 구절들을 생각하며 과연 명산이고 이런저런 글, 이야기들이 나올 수 밖에 없는 산이로라는 생각을 했다. 
 잠시 땀을 식힌 다음 정상을 향해 칼봉 능선길을 20여 분을 오르자 드디어 북한산의 가장 난코스 중의 하나인 칼봉이 나타났다. 가파르고 험한, 그리고 거대한 감봉 앞에 서자 "조심해야 할 텐데"라는 걱정이 앞서 허리띠를 졸라매고 배낭을 고쳐 매게 된다. 여기서는 잡생각을 버리게 한다. 밑을 보면 다리가 후들거리고 극도의 공포감을 느낄 수도 있어 스파이더맨처럼 자세를 낮추고 암벽에 달라붙게 한다. 10여분만에 칼봉 정상에 올라섰다. 그동안의 긴장감은 사라지고 드디어 올랐다는 희열이 몰려온다. 여기서 심호홉을하고 남서향으로 산 아래를 내려다보면 서울 전역이 한눈에 들어온다. 남산타워는 물론 강남의 높은 건물들과 저 멀리 관악산까지 한눈에 바라볼 수 있다. 북쪽으로 눈길을 돌리면 드디어 북한산성이 길게 펼쳐진다. 옛적에는 흔적만이 있었으나 이젠 복원이 완료되어 만리장성을 연상케 한다. 
 조심스럽게 칼봉을 내려서고 다시 언덕을 올라 성곽에 도착했으며 10여 분을 성곽을 따라 걸은 다음 널찍한 공터를 만나 식사를 하고 대동문에 도착했다. 
 여기서 잠시 산세를 조망한 다음 백운봉 쪽으로 곧장 진행하고픈 충동이 있었으나 시간 맞닿고 아카데미하우스 방향으로 하산을 시작했다. 여기서 하산 시에 보는 조망 또한 가관이다. 위로는 삼각산 3봉우리가, 옆으로는 연록의 완만한 평원이, 아래로는 도시가 한눈이다.
 50여분을 내려오자 백련사를 지나게 되고 거기서 10여 분, 이 일대는 독립유공자 묘역이다. 많은 유공자의 묘소가 있으며 난 우리의 먼 집안이 되는 심산 김창숙 선생(임시정부 요인, 대한유도회와 성균관대 설립자)의 묘소에 잠시 참배를 한 다음, 식당 촌에 도착했고 온 김에 조금 더 걸어 국립 4.19 묘지로 갔다. 많은 인파가 참배와 산책을 하고 있었으며 지난날에는 단순히 4·19혁명 묘지였는데 새로이 넓고 깨끗이 단장해 놓은 것을 보니 확실히 시대는 변했고 또 변해 가리라는 생각을 해본다. 
 여기서 마을버스를 타고 수유역으로 되돌아와 오늘 등산은 끝났고 아내의 말 " 오늘도
참~ 보람 있는 하루였습니다."였던 것 같다. (2004. 4. 25일)

    이날의 일정 :
 수유전철역(9:30분) -84번 버스 이용 화개사 앞 하차 -화개사 경내 주차장 -좌측 등산로 진입 -등산로를 따라- 칼봉 -보국문 -북한산성곽 -대동문 -식사 -아카데미하우스 방향으로 하산 -독립 유공선열묘역 -4.19 기념공원 -마을버스 이용 수유전철역(15: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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