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청 광장 앞 플라자호텔 옆에 환구단의 정문이 있다. 주변이 고층 빌딩 지역이라 처음에는 조선 호텔의 출입구 인줄 알았다. 문화유적인 것을 알고는 가 보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이번에 시간이 났다. 늦은 시간이라 몇 명의 사람들이 있긴 하였으나 관람객의 모습은 아니다. 은근히 외지다는 생각이 든다. 환구단은 국가지정문화재이지만 서울의 가장 중심의 고층 빌딩 지대 한편에 하늘에 제사를 올린 터가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은 것 같다.
정문을 들어서면 약간의 공터가 나타나고 바로 계단을 올라 환구단으로 들어간다. 환구단은 고종황제께서 1897년 대한제국을 선포하고 하늘에 제사를 올리기 위한 제단으로 건축하였다. 고종황제는 하늘에 제사를 지내기 위한 영험한 명당을 찾았고 지금의 환구단 자리가 땅의 기운이 넘치고 하늘의 기운이 내려오는 명당자리로 이곳을 선택하였다고 한다.
원래 중국 사신을 맞이하던 외교 의전 장소인 남별궁 터에 단을 만들어 조성했다고 한다. 고종황제께서 황제로 즉위한 장소이기도 하다. 처음에는 지금의 조선호텔 자리를 포함한 넓은 터였으나 1914년 일제는 이 터에 경성 철도 호텔을 건축하였다. 지금 남아 있는 팔각건축물은 환구단의 일부인 '황궁우'이고 환구단은 철거되었다고 한다.
환구단은 제사를 지내는 3층의 원형 제단과 하늘신의 위패를 모시는 3층 팔각 건물 황궁우, 돌로 만든 북과 문 등으로 구성돼 있었는데 환구단은 대한제국이 멸망하면서 사라졌다. 일제강점기인 1913년 조선총독부가 황궁우, 석고, 삼문, 협문 등을 제외한 환구단은 모두 철거하였다고 한다. 여기서도 일제의 씁쓸한 흔적을 볼 수 있다.
현재 황궁우와 함께 서있는 돌로 된 조형물 석고는 광무 6년(1902년)에 고종황제 즉위 40주년을 기념하여 세운 조형물이다. 하늘에 제사를 지낼 때에 사용하던 악기를 형상화한 것으로 몸통에 용무늬가 조각되어 있는데 이는 최고의 조각품으로 당시의 조각을 이해하는 좋은 사료라고 한다.
환구단은 서울 중구 소공로, 서울 시청광장에서 왼쪽 횡단보도를 건너면 정문이 있다. 관람 시간은 오전 7시부터 오후 9시까지이며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환구단은 원구단이라고도 한다)
(2024.11.22 하루 한 글 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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