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산한 가을이지만 조금은 답답한 일상이다. 고속도로를 달려 풍요로운 가을 들녁과 붉게 타는 산과 넓은 바다를 둘러보기로 한다. 서울 양양간 고속도로에 올랐다.

여행의 백미는 역시 휴게소다. 느긋하게 앉아 들어오고 나가는 차량들을 바라보는 시간은 내가 일상을 떠나있다는 것을 느끼는 절정의 순간이다. 커피 한 잔과 만쥬 한 봉지의 행복을 느끼는 순간이기도하다.

이번 여행은 목적지를 확실하게 정하지는 않았다. 그냥 고속도로를 올라보자는 막연한 출발이었지만 도중에 멋진 풍경 속의 아름다운 사람들이 생각났다. 언제나 따뜻한 사람들, 이번에도 그 분들은 식사 시간을 미루며 기다리고 있었다. 우리는 전원 생활을, 세상 사는 이야기를 정겹게 나누었다, 다음 일정을 향해 떠날 때는 한아름의 아쉬움에다 트렁크 가득히 배추 무우 등 가을 걷이를 풍성히 넣어주었다. 오래된 친구, 그리고 이웃 사촌, 세상에는 참으로 따뜻한 사람들이 많다.

속초 양양을 거쳐 동해고속도로로 들어선다. 화장실에서도 바다가 보이는 동해 휴게소, 잠시 멈추어 가을 바다를 바라본다. 물빛과 하늘 빛이 닮았다. 맑고 푸른 물빛의 수평선이 참으로 평화롭다, 휴게소 바로 앞에는 한옥 펜션단지가 가즈런히 펼쳐진다.

소망 우체통이 커다랗게 서 있다. 비록 대단한 소망은 아니지만 나름의 절실한 바램을 담아 멀리 우편으로 부친다. 세상 모든 사람들이 정의롭고, 건강하고, 평화롭기를...
바다가 보이는 동해휴게소의 소망유체통이다.

여행은 떠나는 것이다. 언제나 떠나고 어딘가에서 닿는다. 휴게소를 나와 해안도로를 따라 여행을 계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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