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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람이 가는 길
여행 & 등산 후기

지리산 둘레길을 걷다 - 1박2일, 둘째 날

by 탁구+ 2011. 10. 10.

지리산 둘레길 을 걷다. 1박2일, 전날에 이어 둘째 날

다음날 이른 아침, 지리산 600고지에 햇살이 따뜻이 쏟아질 무렵 상황마을의 맑은 아침 공기를 마시며

둘째 날 걷기에 들어간다.

민박집을 나서 수평으로 걸으면 저 멀리 촌락과 층층이 다락논들이 보인다 

평일이라 사람들이 많지 않다. 내가 묵은 민박집 주인에 의하면 며칠 전 연휴에는 사람들이 넘쳐 났었고

일년내 거의 끊어지지 않으며 내일 주말에도 그 집과 옆집에만 150여명의 예약객이 있다고 한다. 

그러나 오늘은 도중에 여행객을 만나는 것이 반갑다. 

조금 더 진행하면 말 목장이 나타나고 다시 호젓한 오솔길로 접어 든다. 

그리고 시야가 트이며 산중턱의 들과 마을(상황마을 or중황마을)이 지리산 자락에 펼쳐진다. 

등구재를 오르는 꼬불꼬불한 길은 한가롭고 풋풋한 자연냄새와 함께 시골 정취를 만끽할 수가 있다.  

등구재 길은 경사가 심하지 않으며 길이 좋아 여유 있게 구경하고 담소하며 오를 수가 있다

고개 중턱은 조금 가파르지만 잠시 휴식을 취하며 저 멀리 펼쳐지는 마을들을 바라보며 여유를 즐긴다. 

사진에는 잘 보이지 않지만 웅장하면서도 아기자기한 계곡을 배경으로 엎드린 시골마을과 민박집들도

상당히 아름다운 풍경이다. 다음에 민박을 한다면 등구재에서 하고 싶다.

등구재를 오르며 보이는 다락논의 논두럭은 돌 축대로 되어 있으며 어떤것은 신기할 정도의 큰돌 들이다.

등구재 정상이다. 내려다보이는 다락 논이 정겹고 아름답다. 조금 철이 늦어 추수가 끝난 것이 아쉬움이다.

며칠만 빨랐더라면 추수를 앞둔 진노랑색의 들판과 길게 연결되는 논두렁길을 또렷이 볼 수 있었을 것이다.

등구재를 넘어서 창원마을 방향이다. 등산로 같은 좁은 산길을 걸어 내려오면 쉼터가 있고

멀리 마을과 다락논, 들판, 그리고 들을 거슬러 올라가는 가느다란 길들이 보인다.

그리고 바로 넓은 길의 임도가 나타난다. 여기에서 한 꾸러미의 일행들을 만났다.

등구재를 내려오며 만난 쉼터, 천황봉이 가장 잘 보이는 곳이라는 안내 글이 있고

정면에 사진으로는 희미한 부근이 지리산 정상 천황봉이다.

한 꾸러미의 일행들과 앞서거니 뒷서거니를 하며 걷는다.

창원마을 입구의 아직 추수가 되지 않은 논이다. 빛깔이 참 곱다. 우리 자연의 빛깔은 이렇다.

강하지도 그렇다고 밋밋하지도 않다. 전체가 하나가 되어 친근한 아름다움으로 우리 속에 비쳐 든다.

창원마을 다락논, 오래된 우리의 풍경이다.

창원마을은 상당히 큰 산골 마을이다. 산악지대이기에 표현이 산골마을이지 마을이 넓게 분포되어 있고

지리산을 배경으로 넓은 상당히 아름다운 곳이다. 

창원마을 앞 고개를 넘어서며 역광을 받아 연출이 되었다.

지리산 둘레길 에서는 다락논의 아름다움을 마음껏 만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논과 논두렁 그리고 산을 거슬러 올라가는 실날 같은 농로, 아름다움은 눈에 넣는 것이지 찍는 것이 아닌가 보다.

적어도 내 실력과 카메라로는 느낌이 잡히지 않는다.

둘레길 에서 만나게 되는 밭두렁 길, 마침 들에 일하던 아주머니의 불평이 대단하다.

감이나 수수, 조등의 이삭을 그냥 잘라 간단다. 그분의 말이 너무나 의도적이라 반감이 생기기도

하였지만 정말 그런 일은 있어서는 안 될 것이다. 우리는 그냥 보는 아름다움이지만

그들은 생업이다. 그것도 정말 땀 흘려 지은 결실이다. 

금계마을에 내려 왔다. 금계마을은 도로변에 있는 조그만 동네이다.

여기에서 버스를 타고 마천까지 가서 차를 주차해 둔 인월로 가는 버스를 갈아 탈수도 있지만

우리는 마천 소재지까지 걸었다. 한 15분 걸린 듯하고 마천시내에서는 30분 단위로 인월(함양행)가는 버스가 있다.

위 시간표상에서는 끝부분 기둥 옆의 인월가는 마천출발 버스 시간표를 잘 보아두면 판단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경남 함양군 마천면 소재지의 다락 논이다.

마천 소재지 모습과 돌아오는 길옆의 사찰 실상사이다. 실상사는 불교 귀농학교로도 잘 알려져 있다.

실상사 뜰에는 낙엽이 뒹굴고 있었다. 1박 2일의 여행을 마무리 하면서 참 조용하다는 느낌을 받았고

실상사 입구의 장승은 무섭기 보다가는 소박하고 익살스럽기까지 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 여행은 단순히 여행이라기 보다가는 건강을 챙긴다는 생각도 가지고 있었다.

처음에는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시골의 모습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등구재를

넘어오면서 아름다움과 여유로움에 정말 잘 결정했다는 느낌을 받았다.

눈이 내린 겨울 쯤 다시와 다른 구간도 걸어 보고 싶다는 생각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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