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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 행

철길을 따라 - 중앙선 능내역, 다산유적지 부근

by 탁구씨 2010. 11. 29.

서울에서 양평을 가다가 팔당을 지나 고가도로 구간에서

우측으로 내려다 보면 한강을 따라 철길을 걷는 사람들을 여러번 본적이 있다. 

중앙선 폐철도 구간으로 철거라도 되기전에 나도 한번 걸어 보리라 생각을 했는데

이번에 그 일부 구간을 걸었다. 

먼저 어디에서 출발하여 어디로 가면 좋을까? 교통편등을 고민 했는데

좋은 곳이 떠 올랐다. 그래, 다산 유적지 주차장! 거기에서 시작하면 될것이다. 

그러나 고민은 괜 한 것이었다. 다산 유적지 주차장에서 조금 신경을 쓰니 이미 '다산길'이라는

팻말이 있다. 

 

싸늘한 초겨울의 한기를 느끼며 시골길로 들어서니 그 기분이 정말 멋스럽고 유쾌하다.

우선 주차장을 나서니 편안한 시골길이 연결 되었다. 팻말에는 '새소리명당길'이라는 멋진 이름이 붙어

있다. 그리고 여름에는 한없이 전개 되었음직한 마른 연꽃대들이 있는 연꽃체험마을을 지나게 되고

곧 바로 팔당호반을 따라 구불구불하게 난 흙길, 오솔길을 걸었다.  

한 2키로미터 정도를 걸으니 내가 걷고 싶었던 중앙선 폐철로 구간을 만난다.

폐철로 구간은 이미 관광지화 되어 있다. 중간 중간에 쉼터나 전망대 데크가 설치되어 있고 

조금 걸으니 폐철로와 한강이 잘 보이는 곳에 '붕쥬르'등의 익숙한 이름의 찻집들도 있고

차갑기는 하지만 따뜻한 햇살을 느끼며 많은 사람들이 운동과 데이트, 낭만를 겸하여 걷고 있다.

한참 걷다가 보니 내가 처음 내려다 보던 서울-양평 고가 도로가 나타나고

곧 철길 우측으로 새소리명당길이라는 작은 팻말이 있다. 우리는 그길로 내려 섰다. 팻말을 계속 따라가면

서울-양평간 구길을 횡단하게 되고, 능내리 다른 마을을 지나 산길로 들어선다.

도로는 포장이 되어 있다.

이정표에 의하면 이 새소리명당길은 운길산 역까지 연결되고 7.5km로 되어 있다.

그러나 우리는 차를 다산유적지에 두고 왔기에 왕복을 하여야 하므로 도중에 길을 달리하여

산길로 들어선 약 2km 구간에서 우측 논둑길로 접어들어 조금 더 걸었고 운이 좋게도 다시 포장된 도로를

만나게 되었고 이 길은 곧 조안리 마을로 연결 되었다.

조안리에는 내가 좋아하는 유명한 손두부식당 '기와집 순두부집'이 있다. 시간은 오후 세시를 지나고 있고

시장이 겹쳐 우리는 김이 모락모락나는 모두부에 돼지목살, 그리고 순두부국으로 배를 가득 채웠다.

아쉽게도 치아 치료를 하였기에 동동주는 마시지 못했다. 

식사후 다시 철로로 올라섰다. 철로 가까운 곳에 주차를 하였으니 어디서든 철길을 걸으면

가장 단거리로 연결 될 것이다. 철로 중간 중간에 설치된 데크에는 의자뿐만 아니라 다산 정약용 선생의

시나 글귀 등이 전시되어 있어 그재미 또한 상당하다. 

한참후 옛 능내역이 나타났다. 조그마한 옛 시골 간이역!  정취가 또 다르다.

역사에는 대합실이라는 간판이 걸려 있었으나 2005년 몇월부 철도노선 변경으로 폐쇄한다는

A4용지의 안내문과 화장실 사용금지등의 안내문이 다닥다닥 붙어 있다.

역사앞에서 철길을 바라보니 이제 뉘엿한 저녁 햇살이 저멀리에 비친다.

이길로 서울에서 원주-제천-영주-강릉까지 수많은 사람들의 수많은 애환을 실은 열차들이

느릿 느릿 또 어떤 것은 좀더 빠르게 수없이 달렸을 것이다.

능내역을 나와 한적한 농촌 마을로 들어서니 비닐하우스 굴뚝에 연기가 솟아 오른다

아마 동네사람들이 장작을 집힌 난로가에 도란 도란 둘러 앉아 한담을 나누고 있을 것이다.  

새소리명당길의 또 다른 입구에 도착했다. 저멀리 천주교 마재성지가 보인다.

다산유적지 주차장에서 다산길로 들어서는 흙길이다. 한편에는 팔당호가 한편에는

연꽃밭이 펼쳐진다. 풍광이 아름답다. 연꽃이 피는 여름에는 더욱 장관이었을 것이다.

길은 팔당호를 구불구불 돌아가고 일부 구간은 호젓한 산길, 들길이다.

팔당호변 마을들이 무척 아름답고 흙길이 참 걷기좋으며 편안하다. - 아래 끝 사진 조안리 마을 쉼터.

(내가 걸은 길 : 다산유적지-능내리 연꽃체험마을-팔당호 토끼섬-팔당호 마재성지앞-중앙선 철길-

식당 봉쥬르앞 철길-능내2리 마을회관-양평 구길 횡단-조안리-조안 면소재지 순두부식당-다시 철길-

능내역-마재마을-천주교마재성지-다산유적지, 약4시간)